소재
스판덱스 (Spandex)
스판덱스(엘라스테인) — 신축 혼방. 활동성
스판덱스는 1958년 미국 듀폰(DuPont)이 내놓은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탄성 섬유다. 이름부터가 그 정체를 말한다 — 'expands(늘어나다)'의 철자를 재배열해 만든 조어다. 원사 한 가닥이 제 길이의 4~8배까지 늘어났다가 손을 떼는 순간 원래 형태로 돌아온다. 같은 소재를 유럽에서는 엘라스테인(Elastane), 듀폰의 브랜드명으로는 라이크라(Lycra)라 부르고, 한국 매장 라벨에서는 '스판'으로 줄여 적힌다. 세 이름은 사실상 한 물건이다.
이 섬유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신축이 아니라 혼자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판덱스 100% 옷을 입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면이나 폴리에스터 같은 주 소재에 2~15%만 섞어, 원단 전체에 신축이라는 한 가지 성질만 주입하는 방식으로 쓴다. 그래서 스판덱스를 이해하는 건 소재 하나를 아는 게 아니라 얼마나 섞느냐라는 변수를 읽는 일이다.
늘어나고 기억하는 원리
폴리우레탄 분자 안에는 부드러운 세그먼트와 딱딱한 세그먼트가 번갈아 박혀 있다. 힘이 가해지면 부드러운 부분이 펴지고, 힘이 풀리면 딱딱한 부분이 원래 길이를 기억해 끌어당긴다. 고무와 같은 원리지만, 고무로는 만들 수 없는 가늘고 유연한 실로 뽑을 수 있다는 게 결정적 차이다. 이 가느다람 덕분에 청바지 한 벌에 들어가도 무게가 거의 늘지 않는다.
다만 이 기억력에는 수명이 있다. 수백, 수천 번의 신장과 수축을 견디다가도 뜨거운 물과 염소 앞에서는 빠르게 무너진다. 수영복이 스판덱스의 원래 용도 중 하나였는데, 정작 수영장의 염소 처리수가 스판덱스를 가장 빠르게 늙게 만드는 환경이라는 게 이 소재의 아이러니다.
몇 퍼센트가 어떤 옷을 만드는가
스판덱스에서 모든 것은 혼방 비율로 갈린다. 같은 '스트레치'라는 단어를 붙여도, 2%와 20%는 전혀 다른 옷이다.
| 혼방 비율 | 핏 성격 | 대표 제품 | 함께 보면 좋은 위키 |
|---|---|---|---|
| 2~3% | 거의 안 느껴지는 미니멀 | 슬랙스, 드레스 셔츠 | 포플린·슬랙스 |
| 4~8% | 데일리 편함의 컴포트 | 스트레치 청바지, 치노 | 데님(소재)·스트레이트 데님 |
| 10~20% | 활동 자유의 퍼포먼스 | 스포츠웨어, 레깅스 | 트랙 팬츠·애슬레저 |
| 20% 이상 | 밀착·복원의 하이 스트레치 | 수영복, 컴프레션웨어 | 운동·헬스장·나일론 |
촉감은 스판덱스가 정하지 않는다. 손에 닿는 느낌은 함께 섞인 주 소재의 몫이고, 스판덱스는 거기에 약간의 매끄러움과 밀착감만 더한다. 레깅스처럼 비율이 높아지면 '두 번째 피부'라 불리는 그 밀착감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통기성도 마찬가지로 주 소재를 따라가되, 고비율 밀착 제품은 통기 면적이 줄어 여름엔 더운 느낌이 따라온다.
스판덱스가 가능하게 만든 옷들
스키니 청바지는 스판덱스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신축이 없는 데님(소재)을 몸에 붙게 재단하면 앉지도 계단을 오르지도 못한다. 2~5%의 스판덱스가 들어가야 비로소 밀착되면서도 움직이는 스키니 진 핏이 가능해진다. '스트레치 데님'이라 적힌 제품은 거의 전부 이 소량 혼방이다.
레깅스는 정반대 극단이다. 폴리에스터 80%에 스판덱스 20%, 혹은 나일론에 스판덱스를 섞어 비율을 끌어올린다. 운동 중 어떤 동작에서도 봉제선이 당기지 않는 트랙 팬츠·조거 팬츠의 자유로움이 여기서 나온다. 한쪽에서는 패션을 위한 2%가, 다른 쪽에서는 퍼포먼스를 위한 20%가 — 같은 섬유가 옷의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맡는다.
코디에서의 자리
스판덱스 자체로 코디를 짜는 일은 없다. 대신 "얼마나 붙느냐"가 룩의 성격을 정한다. 소량 혼방 데님은 베이직 니트나 셔츠를 위에 올려 클린룩·미니멀로 떨어지고, 핏 좋은 솔리드 상의로 신축 보텀과 균형을 잡으면 된다(핏 기초·비율 밸런스).
고비율 활동복은 짐에서 일상으로 이어지는 애슬레저의 물리적 기반이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이 흐름은 스판덱스가 주는 편의성 위에서만 성립한다. 고프코어의 하이킹 팬츠와 소프트셸 재킷도 같은 혼방으로 움직임 자유도를 확보한다. 레깅스·컴프레션처럼 밀착이 극단까지 가면 단독보다 루즈한 활동 상의를 겹쳐 비율을 끊어 주는 편이 입기 편하다.
원칙은 간단하다. 편함을 원하면 4~8%, 밀착과 기능이 목표면 10% 이상. 비율이 높을수록 통기는 주 소재에서 챙기고, 어느 비율이든 고온과 표백을 피해야 탄성이 오래간다. 신축 동반 친환경 소재는 소로나, 매끈한 합성 베이스는 폴리에스터에서 이어 본다.
라이크라라는 이름값
라이크라는 듀폰이 자사 스판덱스에 붙인 브랜드명으로, 지금은 인비스타(Invista)가 소유한다. 인증 마크가 붙은 제품은 라이크라 품질 기준을 통과한 원사를 썼다는 표시이며, 업계에는 '라이크라 = 고품질 스판덱스'라는 인상이 자리 잡았다. 일부 브랜드가 '라이크라 혼방'을 마케팅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실제로 중요한 건 브랜드명보다 라벨에 적힌 혼방 비율 숫자다.
관리
스판덱스 옷을 빨리 늙게 만드는 범인은 정해져 있다 — 뜨거운 물, 건조기 고열, 직사광선, 그리고 염소계 표백제. 찬물에서 미온수(30°C 이하)까지 중성 세제로 세탁하고 세탁망에 넣어 약세탁한 뒤 자연 건조하면, 그 자체로 수명이 크게 늘어난다. 표백제는 탄성을 가장 빠르게 무너뜨리는 경로이므로 예외 없이 금지다. 다림질은 저온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다.
행거에 오래 걸어 두면 옷 자체 무게로 늘어질 수 있으니 접어서 평평하게 보관한다. 수영복은 사용 직후 깨끗한 물로 헹궈 염소를 제거하고 빠르게 말리는 한 가지 습관이 수명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
출처
- 한국섬유산업연합회(KOFOTI) 소재 정보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패션 사전 일반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Wikipedia Fashion — 위키피디아 패션 항목
자주 묻는 질문
스판덱스, 엘라스테인, 라이크라는 같은 소재인가요?
세 이름 모두 사실상 같은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탄성 섬유를 가리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스판덱스', 유럽에서는 '엘라스테인', 듀폰의 브랜드명으로는 '라이크라'로 부르며, 한국에서는 '스판'이라는 줄임말도 흔히 쓰입니다.
스판덱스는 왜 단독으로 쓰지 않고 혼방하나요?
스판덱스는 원래 길이의 4~8배까지 늘어났다 복원되는 극단적 탄성을 지녀, 다른 섬유에 2~15%만 소량 혼방해도 원단 전체에 신축성을 부여합니다. 면이나 폴리에스터에 소량 섞으면 움직임이 자유롭고 세탁 후 핏이 복원되어 '편한 핏'을 만들 수 있어 단독보다 혼방이 표준입니다.
스판덱스 옷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스판덱스는 고온과 염소(표백제)에 약하므로 찬물~미온수(30℃ 이하)에 중성 세제로 세탁하고 자연 건조하는 것이 탄성 수명을 늘리는 핵심입니다. 표백제는 절대 금지이고 건조기 고열과 직사광선도 피해야 하며, 수영복은 사용 후 깨끗한 물로 즉시 헹궈 염소를 제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