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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소재

나일론

나일론 — 가볍고 질긴 합성. 아우터·가방

스타킹에서 낙하산, 그리고 프라다 백까지

나일론은 1935년 미국 듀폰(DuPont) 연구소에서 태어난 세계 최초의 완전 합성섬유다. 처음 세상에 나온 모습은 여성용 스타킹 원사였고, 그 가늘고 질긴 실은 출시 첫날 백화점 앞에 줄을 세울 만큼 소비재 시장을 흔들었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같은 실이 낙하산과 군용 로프, 군복으로 징발됐다. 가볍고 잘 안 찢어진다는 한 가지 성질이, 한쪽에서는 패션을, 다른 쪽에서는 전쟁 물자를 끌고 갔다.

전후 민간으로 돌아온 나일론의 결정적 순간은 1984년이다. 프라다(Prada)가 검은 나일론 백팩을 내놓으면서 "기능 소재가 어떻게 럭셔리가 되는가"를 보여줬다. 가죽 가방의 절반 무게에 비 맞아도 멀쩡한 산업용 천 가방이, 명품관 매대에 올라간 것이다. 이후 프라다의 리나일론(Re-Nylon) 라인까지 이어지는 이 계보는 나일론이 여전히 패션의 한 축임을 말해준다. 화학적으로는 폴리아미드(Polyamide) 계열 고분자이고, 유럽권 라벨에서 'Polyamide'라 적힌 것이 바로 같은 나일론이다.

나일론의 정체성은 마모에 강하다는 것

나일론을 정의하는 단 하나의 물성을 꼽으라면 내마모성이다. 같은 두께의 면이나 울보다 마찰에 압도적으로 강해, 가방 바닥·어깨끈처럼 닳는 자리에 들어간다. 직조 밀도를 높인 코듀라(Cordura)나 발리스틱(Ballistic) 나일론은 군수품과 방탄 재킷 안감에 쓰일 만큼 단단하다. 인장강도도 높아 벨트·버클 둘레처럼 하중이 걸리는 부위를 견딘다. 백팩이 닳기 전에 내가 먼저 질리는 이유가 이 소재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사촌인 폴리에스터와의 차이가 갈린다. 둘 다 가볍고 잘 마르는 합성이지만, 같은 값이면 나일론이 더 질기고 촉감도 약간 더 부드럽다. 대신 나일론은 자외선에 약하다. 장시간 직사광선에 두면 색이 바래고 섬유가 서서히 삭는다 — 차 안에 던져둔 나일론 가방이 한 철 만에 푸석해지는 게 그래서다. 흡습이 거의 없어 건조한 날 정전기가 따라붙고, 통기가 막혀 여름 이너로는 답답하다. 가방·아우터에 강하고 맨살에 닿는 옷에는 약한, 성격이 뚜렷한 소재다.

직조와 가공이 곧 용도다

나일론은 "어떤 나일론이냐"가 곧 "어디에 쓰는 나일론이냐"다. 같은 원사라도 짜는 방식과 후가공에 따라 전혀 다른 천이 된다. 매끄럽고 광택 도는 얇은 타프타(Taffeta)는 패딩 겉감과 라이닝에 들어가고, 격자로 보강해 찢김에 강한 립스탑(Ripstop)은 아우터·백팩·텐트의 표준이다. 고밀도·고강도의 코듀라는 가방과 등산 장비의 닳는 자리를, 바구니 직조의 옥스퍼드 나일론은 두툼한 캐주얼 아우터와 가방을 맡는다. 실크에 가까운 부드러움이 필요하면 극세사 마이크로파이버 나일론으로 간다.

후가공은 방수의 단계를 정한다. DWR(발수 가공)은 빗물이 구슬처럼 맺혀 굴러떨어지게 해 가벼운 비를 막고, 여기에 고어텍스 같은 방수 멤브레인을 결합하면 완전 방수에 가까워진다. PU(폴리우레탄) 코팅은 이면에 막을 입혀 방수성과 강도를 동시에 높인다. 반짝임이 강한 광택 처리 나일론은 90년대 트랙수트의 분위기를 그대로 불러온다. 무엇을 살지 고민될 때는 디자인보다 라벨의 직조·가공 표기를 먼저 본다 — 거기에 그 옷의 정체가 적혀 있다.

한 장으로 인상을 바꾸는 겉감

나일론은 룩 전체의 무드를 한 장으로 바꾸는 겉감 소재다. 이너는 면 베이직으로 차분하게 두고, 나일론 아우터 하나를 위에 얹는 방식이 가장 실패가 적다. 광택과 기능성이 강한 소재이므로, 받쳐주는 쪽이 조용해야 균형이 맞는다.

봄가을 데일리에서 나일론의 가장 정직한 무대는 바람막이(바람막이)다. 면 티셔츠나 후디 위에 발수 가공된 경량 윈드브레이커 한 장이면 일교차와 잔비를 동시에 막고, 보텀을 진청 스트레이트 데님나 치노로 끊으면 아우터의 광택이 과하지 않게 가라앉는다. 발은 스니커즈·운동화로 마무리하면 90년대 스포티 무드가 가볍게 산다. 광택 강한 나일론을 위아래로 다 맞추면 과하니, 나일론 트랙 팬츠에는 무지 면 상의 한 장으로 균형을 잡는 애슬레저 쪽이 현실적이다. 같은 트랙 무드를 일상으로 끌어오는 놈코어·아메카지 믹스에도 잘 붙는다.

겨울 나일론은 단독으로 입는 옷이 아니라 충전재를 감싸는 겉감으로 빛난다. 패딩 점퍼·MA-1 보머·항공 점퍼·코치 재킷의 타프타·립스탑 겉감은 안의 보온과 결합해 입고, 가방은 백팩·배낭·토트백에서 코듀라·옥스퍼드 나일론의 내구로 고른다. 본격 기능성 레이어링으로 넘어가면 고어텍스고프코어·테크웨어가 나일론이 짊어진 다음 챕터다.

열에 약하다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나일론 관리의 핵심은 단순하다 — 열을 멀리한다. 고온 세탁수, 뜨거운 건조기, 직사광선이 셋 다 나일론을 수축시키거나 코팅을 들뜨게 한다. 30℃ 이하 찬물~미온수에 중성 세제로 약세탁하거나 손세탁하고, 세탁망을 쓴다. 건조는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널고, PU 코팅 제품은 건조기를 아예 쓰지 않는다. 다림질은 저온이거나 차라리 생략이다.

발수력은 영구적이지 않다. 비 맞을 때 물이 더 이상 구슬로 맺히지 않고 스며들기 시작하면 DWR이 닳은 신호인데, 이때 새 옷을 사는 대신 전용 발수 스프레이로 복원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환경 부담이 신경 쓰인다면 폐어망·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한 재생 나일론을 찾으면 된다 — 아쿠아필(Aquafil)의 에코닐(ECONYL)이 대표적이고, Patagonia(파타고니아)의 일부 제품과 프라다 리나일론이 이 소재를 쓴다.

출처

자주 묻는 질문

나일론이 어떤 소재인가요?

1935년 미국 듀폰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합성섬유로, 화학적으로는 폴리아미드 계열 고분자입니다. 가볍고 인장강도·내마모성이 뛰어나며 발수·방수 가공이 잘 먹어 아우터·가방·등산복에 폭넓게 쓰입니다. 유럽권에서는 폴리아미드라는 표기를 쓰는 경우가 많아 같은 소재인데도 혼동되기도 합니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는 어떻게 다른가요?

둘 다 합성섬유지만 나일론이 내마모성과 인장강도가 더 우수해 가방·하중을 받는 부위에 강하고 촉감도 약간 더 부드러운 편입니다. 대신 나일론은 자외선에 약해 장시간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열화되고 흡습이 거의 없어 정전기가 잘 생깁니다.

나일론 옷은 어떻게 세탁하나요?

나일론은 고온에 취약하므로 30도 이하 찬물~미온수에서 중성 세제로 약세탁하거나 손세탁하고, 세탁망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이나 강한 건조기 열은 수축과 코팅 손상을 부르므로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 건조하고, 특히 PU 코팅 제품은 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