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저지 — 우리가 매일 입는 그 티셔츠의 소재
저지 — 편물 니트 원단. 신축·티셔츠
아침에 옷장에서 제일 먼저 꺼내 머리부터 뒤집어 쓰는 흰 티 한 장. 당기면 머리가 통과할 만큼 늘어났다가, 입으면 다시 어깨에 들러붙는다. 셔츠라면 이렇게 늘어나지 않는다. 이 늘어남이 저지의 정체다. 저지는 실을 짜는 게 아니라 고리로 엮어서 만들기 때문에 천 전체가 작은 스프링처럼 움직인다.
이 페이지의 입장 한 줄. 저지에서 옷의 운명을 가르는 건 색도 그래픽도 아니라 넥 리브와 편직 밀도다. 목 늘어난 3,000원짜리 티와 5년을 입어도 칼라가 살아 있는 티는 같은 면 저지라도 전혀 다른 옷이다. 그 차이는 입어보면 1초 만에 손끝에 온다.
왜 늘어나는가 — 짜는 천과 엮는 천
저지를 이해하려면 천을 만드는 두 갈래를 알아야 한다. 데님·옥스퍼드·린넨 같은 직물은 날실과 씨실을 가로세로로 교차해 짠다. 격자라서 단단하고, 거의 안 늘어난다. 반면 저지는 한 가닥 실로 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에 다음 고리를 걸어 사슬처럼 잇는다. 고리 구조라서 당기면 고리가 펴지며 늘어나고, 놓으면 다시 오므라든다. 스판덱스(엘라스테인)를 조금 섞으면 이 복원력이 한층 강해져서, 운동복에 흔한 '코튼 저지 + 스판덱스' 조합이 여기서 나온다.
이 차이가 그대로 옷의 성격이 된다. 직물 셔츠는 칼이 선 듯한 격식을 만들고, 저지는 몸을 따라 흐르는 편안함을 만든다. 그래서 정장 셔츠는 직물로, 티셔츠와 운동복은 저지로 만든다. 저지는 넓게 보면 니트(편물) 전체에 속하지만, 패션에서 그냥 "저지"라고 하면 보통 얇고 부드러운 한 겹짜리 싱글 저지를 가리킨다.
두께가 곧 옷의 이름이 된다
같은 저지여도 어떻게 엮고 얼마나 두껍게 만드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이 된다. 한 겹으로 얇게 엮은 싱글 저지는 티셔츠와 이너가 되고, 두 겹을 맞물린 인터록은 처짐이 적어 셋업 재킷이나 드레스에 쓰인다. 안쪽에 작은 루프를 남긴 프렌치 테리는 맨투맨의 본체가 되고, 그 루프를 기모로 일으켜 세우면 후디의 겨울 원단이 된다. 표면에 격자 요철을 넣은 피케 저지는 폴로 셔츠의 그 까슬한 표면을 만든다.
핵심은 두께가 격식과 계절을 동시에 정한다는 점이다. 얇은 싱글 저지는 여름 이너, 중간 두께 프렌치 테리는 봄·가을 캠퍼스 상의, 두꺼운 기모 저지는 겨울 후디·홈웨어로 자리가 정해진다. 옷을 살 때 "이 저지가 몇 겹이고 안쪽이 어떻게 생겼나"만 봐도 어느 계절 옷인지 거의 읽힌다.
저지의 약점은 단 하나 — 형태
저지의 장점은 곧 약점이다. 늘어난다는 건 변형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탁과 착용을 반복하면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목 부분이 먼저 처지고, 전체 실루엣이 틀어진다. 이걸 늦추는 변수가 둘이다 — 원사 품질과 편직 밀도. 밀도 높게 촘촘히 엮은 저지는 같은 면이라도 고리가 덜 풀려 오래 형태를 잡는다. 싸구려 저지가 몇 번 빨면 흐물거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목 처짐을 막는 가장 큰 한 수는 의외로 건조법이다. 빤 직후 젖은 티를 옷걸이에 걸면, 머금은 물의 무게가 목을 아래로 당겨 늘려놓는다. 수건 위에 펼쳐 눕혀 말리면 이 당김이 사라진다. 사기 전에 넥 안쪽 리브가 탄탄한지 손으로 당겨보는 것도 기본기다. 보풀은 저렴한 코튼 저지에서 잘 생기는데, 보풀 제거기 한 번이면 정리된다.
촉감과 통기는 저지의 또 다른 미덕이다. 고리 사이에 공간이 있어 같은 면이라도 직물보다 바람이 잘 통하고, 모달로 엮은 저지는 거의 실크처럼 매끄럽다. 그래서 저지는 두께만 맞추면 한여름부터 한겨울까지 전부 커버한다.
매일 입는 옷의 스타일링
저지는 룩의 주인공이 아니라 베이스다. 화려한 한 점을 만들기보다, 매일 깔리는 바닥을 단단하게 잡는 소재다. 그래서 잘 입는 법도 단순하다.
먼저 핏. 저지는 늘어나기 때문에 한 사이즈 작은 것도 어찌어찌 입힌다. 그 탓에 의도치 않게 딱 붙는 인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버핏을 노린 게 아니라면 어깨 솔기가 어깨 끝점에 정확히 떨어지는 사이즈를 고른다. 색은 화이트·블랙·그레이 멜란지·네이비 네 장이면 놈코어·미니멀부터 애슬레저까지 베이스가 전부 깔린다. 같은 형태라도 밀도 높은 저지일수록 완성도가 다르니, 색을 늘리기 전에 한두 장의 질을 올리는 쪽이 낫다.
레이어드에서도 저지는 가장 아래 칸이다. 오버사이즈 싱글 저지 티 위에 오픈 셔츠를 걸치거나, 울 니트 안에 얇은 저지 이너를 받치는 게 가장 기본적인 겹쳐 입기다. 하의로는 데님(소재) 데님이 가장 흔한 짝이고, 애슬레저로 갈수록 나일론 아우터와 붙는다. 티셔츠는 싱글 저지, 맨투맨는 프렌치 테리, 후디·후드티는 기모 저지, 폴로 셔츠·카라티는 피케 저지 — 아이템 이름이 곧 저지의 종류라고 봐도 된다. 짐·홈웨어용 기모 저지 셋업은 운동·헬스장·데일리 캐주얼의 코어 소재다.
'저지'라는 이름의 출처
저지라는 이름은 영국 해협의 작은 섬 저지(Jersey Island)에서 왔다. 이 섬은 양모 편물 의류로 유명했고, 특히 어부들이 입던 두툼한 울 편물 스웨터가 이름을 얻었다. 그 편물 방식으로 만든 천 전체가 점차 '저지'로 불리게 됐고, 지금은 울뿐 아니라 면·폴리에스터·모달로 엮은 편물을 모두 저지라 부른다. 스포츠 유니폼에 이 소재가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저지'가 아예 운동 유니폼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굳었다 — 축구 유니폼을 "저지"라 부르는 그 용법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출처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저지·편물(니트) 정의
- 위키피디아 패션 항목 — 저지(직물) 항목, 저지 섬 어원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니트·편물 원단 분류 자료
- 보그·GQ 매거진 — 기본 티셔츠 소재 가이드 요약·재구성
자주 묻는 질문
저지 원단이 뭔가요?
실을 고리(코)로 엮어 만드는 편물 방식의 원단으로, 우리가 매일 입는 티셔츠에 쓰이는 그 소재입니다. 날실과 씨실을 교차해 짜는 직물과 달리 신축성이 있어 당기면 늘어나고 놓으면 돌아옵니다. 면 저지가 가장 흔하지만 폴리에스터·모달·레이온으로 만든 저지도 있습니다.
저지 티셔츠 목이 늘어나는 걸 어떻게 막나요?
신축성이 있는 만큼 힘이 가해지면 변형이 생기는 게 저지의 약점입니다. 세탁 후 젖은 상태로 옷걸이에 걸면 무게 때문에 목이 늘어나므로 수건 위에 펼쳐 눕혀서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넥에 리브 구조가 탄탄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지와 일반 니트 원단은 어떻게 다른가요?
저지는 넓게 보면 편물(니트) 원단의 한 종류입니다. 다만 패션에서 저지라고 하면 주로 얇고 부드러운 단일 겹 편물을 가리키고, 니트(스웨터)는 더 두껍고 짜임이 굵은 편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실을 고리로 엮는다는 점에서는 같은 계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