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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소재

데님 Denim

데님(소재) — 능직 면. 청바지·재킷 원단

데님은 사서 입는 순간이 완성이 아니라 시작인 거의 유일한 면직물이다. 다른 옷은 새것일 때가 정점이고 입을수록 낡지만, 생지 데님은 6개월쯤 입어야 무릎 뒤 허니컴과 허벅지 위시커가 잡히면서 비로소 자기 옷이 된다. 그래서 "어떤 데님을 살까"라는 질문의 절반은 "이 옷을 얼마나 오래 입을 작정인가"다.

이 차이를 만드는 건 직조와 염색 단 두 가지다. 면 실을 능직(twill)으로 짜서 두께와 내구성을 얻고, 날실만 인디고로 물들여 표면에서부터 색이 빠지게 한다 — 이 두 설계가 청바지의 모든 페이딩을 낳는다. 이름은 프랑스 님(Nîmes)에서 짠 "serge de Nîmes"에서 왔다는 설이 가장 널리 통한다.

표면만 파랗고 속은 하얀 실

인디고가 데님을 데님으로 만든다. 인디고 염료는 면 섬유 안쪽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표면에만 얇게 얹히는 성질이 있다. 날실 한 가닥을 가위로 잘라 단면을 보면 겉은 파랗고 속심은 하얀, 도넛 같은 구조가 나온다. 마찰이 닿는 자리 — 무릎, 허벅지, 지갑 자국 — 부터 표면 인디고가 벗겨지면서 속 흰색이 드러나는 게 페이딩의 정체다. 그래서 같은 청바지라도 입는 사람의 자세와 동선에 따라 닳는 지도가 전부 다르게 그려진다.

능직 구조도 한몫한다. 날실과 씨실이 3×1로 교차하며 표면에 오른쪽 위로 흐르는 사선 골(릿지)이 생기는데, 이 빗금이 평직보다 실을 촘촘히 눌러 마모에 버티게 한다. 청바지가 100년 넘게 작업복의 표준으로 남은 건 멋이 들어서가 아니다. 이 직조가 그만큼 질겼기 때문이다.

무게가 곧 성격이다

데님은 두께를 온스(oz)로 부르는데, 이 숫자 하나가 옷의 용도와 착용감을 거의 다 결정한다. 59oz는 얇고 드레이프가 있어 여름 청바지나 데님 셔츠로 가고, 1012oz가 사철 청바지의 기본값이다. 13~16oz부터 트러커 재킷·헤비 데님의 영역이고, 16oz를 넘는 셀비지 로 데님은 처음엔 무릎이 거의 안 굽을 만큼 빳빳하다 — 며칠을 입어 몸의 움직임이 천을 깨뜨려야 비로소 편해진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 무거울수록 좋은 데님이라는 믿음이다. 16oz 헤비 데님은 한여름 도심에서 다리를 익히고,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겐 가랑이가 먼저 닳는다. 무게는 우열 문제가 아니라 생활 패턴과의 궁합 문제다 — 사무직이 사철 한 벌로 굴릴 거라면 11oz 안팎이 가장 실패가 적다.

셀비지라는 이름의 가장자리

셀비지(selvedge, self-edge)는 원단 끝이 풀리지 않게 스스로 마감된 가장자리를 가리킨다. 폭 좁은 구식 셔틀 직기로 짜면 이 마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데, 흔히 빨간 실 한 줄이 박혀 있어 바짓단을 접어 올리면 그 라인이 드러난다. 일본 오카야마 고지마, 히로시마 후쿠야마 일대가 빈티지 셔틀 직기를 보존한 산지로 유명하다. 폭이 약 76cm로 좁아 한 벌에 천을 통째로 쓰게 되니 버리는 부분이 없고, 직조가 느린 만큼 조직이 균일하다. 셀비지가 비싼 건 이 비효율의 값이지, 그 자체로 더 따뜻하거나 질긴 건 아니다.

청청은 톤 차이로 산다

데님 재킷과 데님 바지를 함께 입는 청청 룩은 한동안 촌스러움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워싱만 제대로 갈라도 가장 손쉬운 완성형 코디다. 핵심은 상하의 명도 차다. 위아래를 같은 진청으로 맞추면 통일감이 서고, 라이트 워시 트러커에 다크 인디고 보텀을 받치면 입체감이 산다. 가장 피해야 할 건 톤이 어중간하게 비슷한 조합 — 맞춘 것도 가른 것도 아니어서 어색해진다.

스타일은 발끝에서 갈린다. 같은 진청 데님이라도 워크 부츠와 헤비 워싱을 만나면 워크웨어로, 셀비지 롤업과 옥스포드 셔츠를 만나면 아메카지로 읽힌다. 놈코어의 정석은 미드 워시 스트레이트 데님(스트레이트 데님) 위에 목선 깔끔한 흰 티 한 장이다 — 데님이 거친 만큼 상의는 깨끗하게 잡아 무게를 맞춘다. 스트리트에서는 와이드 실루엣(와이드 데님)과 컷오프, 굵은 스니커즈로 부피를 키운다.

스트레치 데님은 따로 짚어둘 게 있다. 면에 스판덱스를 2~5% 섞어 스키니(스키니 진)나 슬림 핏을 편하게 만든 원단인데, 신축의 대가로 무릎과 엉덩이가 늘어나 자국이 남는다. 한 시즌 빡빡하게 입고 버릴 한 벌엔 제값을 하지만, 형태를 오래 보려는 한 벌은 순면 쪽으로 간다.

덜 빨아야 오래 산다

데님 관리의 첫 원칙은 다른 옷과 정반대다 — 자주 빨지 않는다. 잦은 세탁은 인디고를 가속해서 빼고 원단의 형태를 무너뜨린다. 데님을 오래 입는 사람들은 5~10회 착용에 한 번꼴로 세탁하고, 부분 오염은 그 자리만 닦아 넘긴다. 냄새가 신경 쓰이면 빨래 대신 통풍이 먼저고, 비닐백에 넣어 하룻밤 냉동하는 방법도 쓰이지만 살균 효과는 제한적이다.

빨 때는 반드시 뒤집어 찬물(30도 이하) 약 코스로 단독 세탁한다. 표면 인디고를 보호하고 다른 옷으로의 이염을 막기 위해서다. 건조기는 수축과 섬유 손상을 부르니 피하고, 뒤집은 채 그늘에서 자연 건조한다.

생지(로 데님)는 첫 단계가 하나 더 있다. 가공을 안 한 원단이라 처음에 수축하는데, 세탁기에 찬물로 한 번 돌려 자연 건조하면 치수가 자리를 잡는다. 욕조에 찬물을 받아 입은 채로 담갔다 말리는 옛 방식은 몸에 맞는 수축선을 잡으려는 것이지만,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출처

  • Rivet & Hide — 데님 소재 및 역사 정보
  • 한국섬유산업연합회(KOFOTI) 원단 자료
  • Denim Hunters & 빈티지 데님 커뮤니티 공개 교육 자료
  • 패션 소재·직물 교육자료 (일반 공개 도서)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자주 묻는 질문

생지(로 데님)와 워싱 데님은 어떻게 다른가요?

생지는 가공이 적어 입을수록 자기 몸에 맞게 색이 빠지고, 워싱 데님은 미리 색을 빼 처음부터 부드럽고 편합니다.

데님은 어떻게 세탁하나요?

빨수록 색이 빠지므로 뒤집어 찬물에 단독 세탁하고, 생지는 가능한 한 세탁 횟수를 줄입니다.

데님으로 청청코디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같은 능직 면이라 위아래 톤만 다르게 맞추면 데님끼리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