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모달
모달 — 부드러운 셀룰로스. 이너·티셔츠
면보다 부드럽다는 칭찬의 진실
모달을 한 번 입어본 사람은 "면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부드러움이 모달의 전부인 것처럼 팔리는 게 함정이다. 모달은 셀룰로스 섬유, 즉 레이온의 한 갈래다. 일반 레이온(비스코스)의 고질적 약점은 젖으면 약해지고 늘어난다는 것이다. 모달은 바로 그 약점을 개선한 고습윤강도(High Wet Modulus) 레이온으로, 젖어도 형태가 덜 무너지는 게 존재 이유다.
그래서 모달을 제대로 쓰려면 부드러움을 칭찬하기 전에 한계부터 알아야 한다. 모달은 너도밤나무(Beech) 목재 펄프를 녹여 뽑은 섬유로, 일반 비스코스 레이온보다 제조 공정을 개선해 강도와 내세탁성을 끌어올린 버전이다. 렌징(Lenzing AG)의 TENCEL™ 모달이 가장 알려진 이름이지만, 모달 자체는 국제 표준 섬유 분류명이다. 핵심만 말하면 — 모달은 "면을 대체하는 만능 소재"가 아니라 피부에 닿는 자리에서만 면을 이기는 소재다.
모달이 면을 이기는 지점과 지는 지점
모달이 면보다 분명히 나은 건 셋이다. 첫째는 촉감이다. 섬유 직경이 균일하고 표면 결이 매끄러워, 같은 무지 티셔츠라도 모달 쪽이 손에 닿는 순간 다르다. 둘째는 흡습이다. 모달은 면보다 약 50% 더 많은 수분을 빨아들여, 땀이 피부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 여름 이너와 운동복에 모달이 들어가는 게 이 때문이다. 셋째는 미세한 광택이다. 매트한 면 티셔츠와 달리 은은하게 빛이 도는 표면이, 디자인은 그대로인데 옷을 한 단계 비싸 보이게 만든다.
지는 지점은 더 정직하다. 면 대비 탄성, 즉 복원력이 낮다. 자주 입은 모달 티셔츠는 목둘레와 소매 끝이 먼저 늘어진다. 마찰이 강한 부위의 내구도 100% 면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모달 일상복을 살 때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다 — 스판덱스가 섞인 제품을 고르거나, 처음부터 약간 핏 있는 사이즈를 골라 늘어날 여유를 빼두거나. 늘어남을 감안하지 않고 넉넉하게 사면 한 달 만에 후줄근해진다. 단, 같은 셀룰로스 계열인 일반 비스코스 레이온·비스코스보다는 젖었을 때 형태 유지가 확실히 낫다. 모달의 존재 이유가 정확히 그 개선에 있다.
피부에 닿는 것부터 모달로
모달은 겉으로 자랑하는 소재가 아니다. 코디의 인상을 바꾸는 건 아우터지만, 코디의 기본기를 끌어올리는 건 피부에 닿는 안쪽이다. 모달의 가장 정직한 무대가 거기에 있다.
기본 티셔츠가 첫 번째 자리다. 모달 100% 또는 모달 혼방 티는 미세 광택과 매끄러운 촉감으로, 슬랙스나 진청 한 벌만 받쳐도 데일리 캐주얼을 완성한다. 놈코어나 미니멀처럼 옷 자체보다 소재의 질이 드러나는 무드에서 특히 값을 한다. 평범함을 의도하는 스타일일수록 그 평범한 티 한 장의 소재가 전부를 가른다.
이너레이어로 들어가면 또 다른 강점이 나온다. 모달 터틀넥·목폴라이나 롱슬리브를 울·트위드 아우터 안에 받치면, 부피를 더하지 않으면서 까칠한 소재가 목과 팔에 닿는 가려움을 크게 줄인다. 레이어링·겹쳐 입기에서 맨 안쪽 겹이 늘 가장 부드러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더 따뜻한 보온 베이스가 필요하면 메리노 울 쪽으로 넘어가고, 촉감만 우선이면 모달이 답이다.
그리고 잠옷이다. 소재의 부드러움이 가장 직접 체감되는 자리가 홈웨어·라운지의 파자마·잠옷다. 모달 파자마는 면보다 매끄럽고 흡습이 높아, 자면서 뒤척여도 들러붙지 않는다. 셔츠·팬츠가 세트로 묶인 라운지 라인이면 집 안 어디서나 통일감 있게 입힌다. 후디·후드티나 맨투맨도 모달이 섞이면 일반 코튼 기모보다 가볍고 부드러워져, 무거운 기모의 둔함 없이 애슬레저의 가벼운 따뜻함을 낸다.
혼방이 모달의 진짜 모습이다
모달은 단독보다 혼방으로 만났을 때 약점이 가려진다. 가장 흔한 짝이 면이다. 면의 내구에 모달의 부드러움을 얹는 조합으로, 시중 모달 티셔츠의 다수가 사실은 이 면+모달이다. 늘어남이 신경 쓰이는 일상복·운동복에는 스판덱스를 섞어 신축과 복원을 보태고, 보온이 필요한 고급 이너에는 캐시미어를 섞어 따뜻함을 더한다. 폴리에스터를 섞으면 관리는 쉬워지지만 모달 특유의 촉감은 그만큼 옅어진다 — 모달을 사면서 폴리 비율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건 모순에 가깝다.
텐셀·리오셀과는 사촌 관계다. 둘 다 셀룰로스 섬유지만 텐셀이 클로즈드-루프 공정으로 화학 처리가 더 적고 드레이프가 깊은 반면, 모달은 텐셀보다 약간 더 캐주얼하고 가격이 낮다. 친환경 무게를 둔다면 텐셀, 부드러운 데일리 기본기를 원하면 모달 쪽이다.
흡습을 죽이지 않는 세탁
모달 세탁에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섬유 유연제다. 유연제는 모달을 더 부드럽게 만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섬유 표면을 코팅해 모달의 가장 큰 장점인 흡습을 떨어뜨린다. 특히 땀을 빨아들여야 할 이너·운동복에 유연제를 쓰면 소재를 산 의미가 사라진다. 모달의 부드러움은 이미 섬유 자체의 것이라 유연제가 필요 없다.
나머지는 단순하다. 30℃ 이하 냉수나 미지근한 물에서 섬세 코스로, 세탁망에 넣어 마찰을 줄인다. 표백제는 섬유를 상하게 하니 금지, 건조는 그늘에 뉘어 자연 건조한다. 직사광선은 색을 바래게 하고, 고온 건조기는 수축을 부른다. 다림질은 대개 필요 없지만 하더라도 110~130℃ 저온으로, 뒤집어 다려 표면 광택을 보호한다. 모달은 자연스럽게 처지는 소재여서, 가벼운 구김은 입고 있는 동안 체온에 펴진다.
출처
- Lenzing AG 공식 홈페이지 — TENCEL™ Modal 기술 정보
- 한국의류산업협회(KOFOTI) — 섬유 소재 가이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패션 사전 (모달 섬유 분류 및 특성)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Wikipedia — Modal (textile) 위키피디아 패션 항목
- Musinsa Magazine — 소재별 이너웨어 추천 무신사 매거진
자주 묻는 질문
모달이 어떤 소재인가요?
너도밤나무 목재 펄프를 원료로 한 셀룰로스 섬유로, 레이온의 일종이지만 제조 공정이 개선되어 강도와 내세탁성이 높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면보다 훨씬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이라, 이너웨어·기본 티셔츠·파자마처럼 피부에 밀착하는 아이템에 특히 강점을 보입니다.
모달과 면은 무엇이 다른가요?
모달은 면보다 촉감이 훨씬 부드럽고 흡습성은 약 1.5배 높으며 미세한 광택이 있어 같은 디자인도 더 세련돼 보입니다. 대신 탄성(복원력)이 낮아 스판덱스 없이 단독으로 쓰면 목·소매가 늘어날 수 있고, 마찰이 강한 부위에서는 100% 면보다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모달 옷은 어떻게 세탁하나요?
30도 이하 냉수나 미지근한 물에서 섬세 코스로 세탁하고 세탁망을 쓰면 마찰을 줄이고 형태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섬유 유연제는 모달의 흡습성을 약화시킬 수 있어 특히 이너·운동복에는 최소화하고, 고온은 수축·색바램을 부르므로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