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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 (Maison Margiela)

메종 마르지엘라 — 벨기에. 아방가르드·해체

한눈에

항목내용
설립1988년, 파리
창립자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제니 메이렌스(Jenny Meirens)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글렌 마르텐스(Glenn Martens, 2024년~)
본사이탈리아 밀라노 (OTB 그룹 산하)
포지셔닝럭셔리 디자이너
핵심 코드해체, 익명성, 재구성, 시간의 흔적
대표 아이템타비 슈즈·부츠, 숫자 라인 컬렉션, 4스티치 재킷

패션의 관습을 의도적으로 뒤집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랜드 로고 대신 사각 숫자 태그를 쓰고, 런웨이에서 디자이너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며, 옷의 구조를 겉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패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진다.


역사·정체성

마틴 마르지엘라의 등장

마틴 마르지엘라는 벨기에 왕립 예술학교(Royal Academy of Fine Arts, Antwerp)를 졸업한 뒤,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시작했다. 1988년 브뤼셀의 편집샵 오너 제니 메이렌스(Jenny Meirens)와 함께 파리에 메종 마르지엘라를 공동 설립했다. 메이렌스는 브랜드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흰색 라벨 정책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마르지엘라는 설립 때부터 철저히 자신을 숨겼다. 인터뷰 사진에는 얼굴이 등장하지 않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도 "마틴 마르지엘라"가 아닌 "메종 마르지엘라"를 주어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그는 디자이너의 개성보다 옷 자체가 말하게 해야 한다고 믿었고, 그 철학이 브랜드 DNA 전체에 스며들었다.

해체주의와 재구성

마르지엘라의 디자인 언어는 **해체주의(Deconstruction)**로 집약된다. 안감을 겉으로, 솔기를 드러내고, 미완성처럼 보이는 마감 처리, 옷을 '뒤집어' 만드는 방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중고 의류를 해체해 새 옷으로 만드는 리워크(Rework) 개념은 1990년대 초반 패션계에서 낯선 시도였다.

2002년 디젤 인수, 2009년 은퇴

2002년 이탈리아 OTB 그룹(렌조 로소의 디젤 모회사)이 브랜드를 인수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2009년 조용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식 발표조차 없었다.

이후 팀 체제로 운영되다 2014년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가 아티스틱 디렉터로 합류했다. 갈리아노는 마르지엘라의 코드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극적인 감성을 더해 브랜드를 다시 조명받게 했다.

2024년 글렌 마르텐스

2024년 글렌 마르텐스가 갈리아노의 뒤를 이었다. Y/Project에서 젠더리스·해체적 실루엣을 선보였던 마르텐스의 합류는 브랜드의 아방가르드 정체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그니처·대표 라인

숫자 태그 시스템

메종 마르지엘라는 컬렉션을 0번부터 23번까지의 숫자 라인으로 구분한다. 각 숫자는 서로 다른 콘셉트를 가지며, 이 구조 자체가 패션의 카테고리 분류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다.

라인설명
0아티자날(artisanal). 재활용·리워크 의류
1여성 컬렉션 메인 라인
4여성 워드로브 (기본 의류)
6MM6 Maison Margiela — 젊고 접근 가능한 세컨드 라인
10남성 컬렉션 메인 라인
11남성 워드로브 (기본 의류)
12주얼리
13오브제·출판물
14향수
22슈즈

타비(Tabi) 슈즈·부츠

타비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가장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일본 전통 양말 '타비(足袋)'에서 영감을 받아 엄지 발가락 부분이 분리된 독특한 발볼 실루엣을 가진다. 1989년 첫 등장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컬렉션에 등장하며, 발레 플랫부터 힐, 첼시 부츠, 앵클 부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타비의 실루엣은 처음 보면 낯설지만, 한번 눈에 익으면 강렬한 식별성을 갖는다. 이것이 마르지엘라의 디자인 철학 — 불편함에서 출발하는 아름다움 — 을 압축한다.

4스티치 재킷(Four-stitch Jacket)

등판에 네 줄의 스티치가 노출된 재킷. 일반적으로 감추는 제봉 구조를 드러냄으로써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해체주의 미학의 실물 교과서다.

익명 태그

옷 안쪽 라벨은 흰색 직사각형 위에 0-23까지의 숫자가 적힌 형태로, 해당 숫자에 원형 스티커가 표시된다. 브랜드 이름 대신 숫자로 말하는 이 태그는 마르지엘라 특유의 아이덴티티다.

향수 라인 (라인 14)

REPLICA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바닷가의 파도 소리", "커피숍의 아침", "도서관의 오래된 책 냄새" 같은 구체적인 장소와 순간을 향으로 재현한다. 향수 이름도 직관적인 서술 방식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철학과 맞닿아 있다.


가격대·포지셔닝

구분가격대(참고)
MM6 세컨드 라인상의 30만 원대~ / 아우터 80만 원대~
메인 라인 (1번·10번)상의 80만 원대~ / 아우터 200만 원대~
타비 슈즈·부츠100만 원대~
아티자날 (0번)수백만 원대 (한정 제작)

가격은 컬렉션·출시 시기에 따라 변동. 참고용.

메종 마르지엘라는 럭셔리 포지셔닝이지만, MM6를 통해 비교적 넓은 소비자층과 접점을 만든다. MM6는 메인 라인의 철학을 데일리웨어에 녹인 라인으로, 젊은 패션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어떤 스타일·소비자

메종 마르지엘라는 아래와 같은 스타일 맥락에서 자주 소환된다.

  • 아방가르드: 패션의 규칙에 의문을 던지는 스타일. 마르지엘라는 이 스타일의 레퍼런스 브랜드 중 하나다.
  • 미니멀: 특히 MM6 라인은 절제된 실루엣과 모노톤 팔레트로 미니멀 무드에 가깝다.
  • 젠더리스: 남녀 경계를 흐리는 실루엣과 소재 선택이 젠더리스 패션과 맞닿는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다

  • 패션을 단순히 유행이 아닌 태도와 철학으로 이해하는 사람
  • 과시적 로고보다 알아보는 사람만 아는 아이덴티티를 선호하는 사람
  • 전위적이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균형을 원하는 사람 (특히 MM6)
  • 빈티지·재활용·지속 가능성에 관심 있는 사람 (아티자날 라인)

이런 상황에 잘 어울린다

  • 발표·PT: 설명 없이도 "나는 패션을 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 때
  • 데이트룩: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 하나를 포인트로 줄 때
  • 캠퍼스·대학생 데일리: 예술·디자인 전공 등 창의적 분위기의 공간에서

알아두면 좋은 것들

  • "벨기에 식스(Antwerp Six)": 마르지엘라가 수학한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 그룹.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등 6인이 1986년 런던 British Designer Show에서 주목받으며 결성됐다. 마르지엘라는 당시 파리에서 장 폴 고티에 밑에서 일하고 있어 이 그룹의 공식 멤버가 아니었다. 다만 같은 학교 출신이자 동세대 아방가르드 흐름을 함께한 디자이너로서 '6+1'로 불리는 맥락에서 함께 언급된다.

  • 마틴 마르지엘라는 공식 자리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터뷰, 시상식, 쇼 피날레 등 어떤 공개 석상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패션 역사에서 매우 드문 사례다.

  • 런웨이의 장소들: 마르지엘라는 패션쇼를 통상적인 런웨이 대신 공터, 지하철역, 버려진 창고, 학교 운동장 등 비일상적 공간에서 열었다. 쇼 자체가 하나의 개념 예술이었다.

  • 백스티칭(Back-stitching): 옷의 안쪽 마감을 겉으로 드러내는 기법. 마르지엘라가 즐겨 쓴 이 방식은 이후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주었다.


출처

  • Vilaseca, Estel. Runway Invitations. Index Book, 2010.
  • Debo, Kaat. Maison Martin Margiela: 20 The Exhibition. MoMu – Fashion Museum Antwerp, 2008.
  • Business of Fashion — Maison Margiela 브랜드 프로필 (공개 기사)
  • Vogue 아카이브 — Maison Martin Margiela 컬렉션 리뷰
  • Hypebeast — Glenn Martens at Maison Margiela (2024)
  • Wallpaper* — Martin Margiela: The Hermit 인터뷰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