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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사전

시어서커 — 피부를 떠나는 기술

시어서커 — 표면에 오글오글한 요철을 준 면직물, 피부에 덜 닿아 통기성이 뛰어나 주로 여름 정장·셔츠에 쓰인다.

7월, 지하철에서 내려 5분만 걸었을 뿐인데 셔츠 등판이 등에 철썩 달라붙는다. 이 끈적임의 원인은 땀이 아니라, 땀을 머금은 천과 피부가 빈틈없이 밀착되기 때문이다. 시어서커의 발명은 바로 이 지점, 천과 피부 사이에 의도적으로 공기층을 만드는 데서 시작됐다.

시어서커는 평평한 천이 아니라 표면에 오글오글한 요철이 반복되는 면직물이다. 이 굴곡이 피부와 맞닿는 접촉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그 빈 공간으로 공기가 흐르며 땀을 빠르게 증발시킨다. 더운 날씨에 입을수록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같은 면 100% 셔츠라도 평직 옥스퍼드 셔츠는 무게로 내려앉고, 시어서커는 옷 자체가 몸에서 살짝 떠 있는 듯한 착용감을 준다.

요철이 만드는 공기의 통로

시어서커의 요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직조 방식에서 비롯된 물리적 구조다. 경사 방향으로 서로 다른 장력을 가진 실을 교대로 배열해 짜는데, 장력이 강한 실은 천을 팽팽하게 당기고 장력이 약한 실은 느슨하게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오돌토돌한 표면이 만들어진다. 이 원리 때문에 요철은 세탁을 거듭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뚜렷해진다. 다림질을 하면 요철이 눌려 죽으니 차라리 구겨진 상태 그대로 입는 편이 옳다.

전통적으로는 면사로 제직했지만, 최근에는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기능성 원사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시어서커도 흔하다. 합성 섬유가 더해지면 신축성과 속건성이 보강되어 스포츠웨어나 골프웨어 같은 액티브한 상황으로 활용 폭이 넓어진다. 다만 통기성의 본질은 면 시어서커 쪽이 한 수 위다. 땀 흡수와 자연 발산을 동시에 노린다면 혼방보다는 면 시어서커가 정답에 가깝다.

여름 정장의 드레스 코드

시어서커가 가장 빛을 발하는 자리는 한여름의 정장 차림이다. 울 수트가 체온을 가두는 함정이라면, 시어서커 수트는 걸어 다니는 통풍구다. 해외에서는 이를 하나의 사교 문화로 정착시켜, 한여름에 시어서커 수트만 입고 모이는 '시어서커 데이'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패션 관계자들 사이에서 드레스 코드를 시어서커로 정한 파티가 열릴 정도로, 이 소재는 '더위를 피하는 격식'이라는 독특한 지위를 갖고 있다.

셔츠로는 흰색과 파스텔 톤의 스트라이프가 고전적인 선택이다. 요철에 스트라이프 패턴이 더해지면 시각적으로도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넥타이 없이 단독으로 입어도 충분히 정제된 인상을 준다. 차라리 풀착장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레이어로 소재 자체의 개성을 드러내는 편이 시어서커 다운 여름 스타일링이다.

출처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핏과 실루엣, 소재와 직조 등 패션 용어 전반의 표준 정의를 아우르는 기준점이다.
  • 위키피디아 패션 항목 — 시어서커의 어원과 직조 원리, 역사적 배경에 대한 백과사전적 정보를 제공한다.

자주 묻는 질문

시어서커가 뭔가요?

표면에 오돌토돌한 요철이 만들어지도록 짠 면직물을 말합니다. 이 요철 덕분에 피부에 닿는 면적이 줄어들고 통기성이 확보되어, 덥고 습한 여름에 입어도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시어서커를 '지지미'라고도 부르던데 같은 건가요?

네, 같은 소재입니다. '지지미'는 시어서커의 일본식 발음에서 비롯된 말로, 한국에서는 나이 든 세대를 중심으로 더 친숙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둘 다 오글거리는 표면을 가진 여름용 면직물을 가리킵니다.

시어서커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구김이 적은 소재이기 때문에 다림질에 대한 부담이 덜합니다. 세탁 후에는 형태를 잡아 그늘에 평평하게 말리는 것이 좋으며, 드라이클리닝보다는 물세탁으로 관리하는 편이 요철 조직을 오래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