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DEMIL(데밀) — 옷에 미련한 제조의 냄새가 밴다
DEMIL(데밀) — 국내 유일의 셀비지 데님 자체 제직 브랜드. 경쟁보다 제품의 본질에 집중한다.
좋은 데님 한 벌을 고를 때, 사람들은 흔히 핏과 워싱을 먼저 본다. DEMIL(데밀)은 그 전 단계, 즉 “이 천이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가”부터 파고드는 브랜드다. 시장에서 경쟁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장인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연구소에 가깝다. 브랜드명 ‘데밀(DEMIL)’이 ‘비무장화(Demilitarize)’의 줄임말인 이유도, 타인과의 경쟁을 멈추고 옷 만드는 본질로 무장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들은 유행하는 실루엣을 뒤쫓기보다, 단종된 국산 방직기를 되살려 ‘코리안 셀비지’ 원단을 자체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인다. 겉보기엔 평범한 생지 데님 한 벌이지만, 안쪽으로는 원단의 생산 이력과 바느질한 사람의 손길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유통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된 브랜드
데밀의 시작은 2019년, 일본 데님 공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함동수 대표가 귀국하며 본격화됐다. 기획과 대외 디렉팅을 맡은 김진호 대표, 그리고 패턴과 봉제를 담당하는 신희택 대표가 합류해 3인 공동 대표 체제를 꾸렸다. 이들은 서울 약수역 인근에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오너메이드(Owner-made) 데님 공장을 세웠다. 일본과 미국에서 수집한 구형 미싱을 들여와 완성한 곳이다. 디자인 사무실이 아니라 제조 현장이 브랜드의 심장인 셈이다.
공장 기반의 태생은 제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아뜰리에 라인은 인하우스 팀원들이 손으로 직접 봉제해 완성하며, 협력 공장에서 생산하는 릴라이언트 라인과는 공정부터 다르다. 이 차이는 무상 수선 정책에서도 확인되는데, 핸드메이드 라인은 1회 무상 수선 후 소정의 금액만 받는 반면, 릴라이언트 라인은 수선 비용이 올라간다. 옷을 한 철 입고 버리지 않고 계속 수선해 입길 바라는 제조자의 마음이 서비스에 밴 구조다.
셀비지와 빈티지, 그 사이의 조율
데밀의 시그니처는 단연 셀비지(Selvedge) 데님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이미 단종됐던 셀비지 원단을 되살리기 위해 전국의 방직 공장을 뒤졌고, 마침내 구형 방직기를 찾아내 자체 원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원단의 처음, 즉 실을 염색하는 단계부터 관여해 빈티지 데님 특유의 깊은 색감을 구현하는 접근은 국내 브랜드로서는 독보적이다.
1950년대 실물 빈티지를 한국인 체형에 맞춰 풀어낸 첫 작품 ‘Lot.009’나, 밑단의 셀비지 라인이 드러나는 ‘파이오니어 셀비지(Lot.029)’, 그리고 비대칭 포켓으로 포인트를 준 ‘데님 셔츠(Lot.025)’가 그 예다. 헤비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디테일 하나로, 이 바지들은 절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듯한 고집을 부린다. 화려한 로고나 복잡한 구성으로 시선을 끄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데밀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야 진가를 발휘하는 옷의 본질을 밀고 나간다.
이 옷이 어울리는 옷장의 풍경
데밀의 바지는 일상에 빈티지의 무게감을 살짝 얹을 때 가장 빛난다. 가격은 국내 컨템포러리에서도 중상위권으로, SPA 브랜드보다 확실히 비싸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원단과 공장에서의 공정을 생각하면, 이 가격은 “값”이 아니라 마땅한 “몫”에 가깝다.
이 옷을 제대로 쓰려면 나머지 아이템들을 정직하게 비워 내는 편이 차라리 낫다. 상의는 그래픽 없는 무지 후디(후디·후드티)나 단단한 조직감의 니트(니트 스웨터)로, 신발은 어떤 옷에도 묻어가는 스니커즈로 충분하다. 모든 걸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데님 한 벌에서 풍기는 투박한 진실성을 메인으로 올리는 코디. 미니멀하면서도 워크웨어 특유의 건조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시티보이 무드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출퇴근이나 캐주얼한 약속 자리라면 셋업 개념으로 데밀의 데님 재킷이나 데님 셔츠를 같은 소재의 하의와 매치해도 좋다. 정제된 슬랙스와 셔츠로 조용한 무드를 조율하는 INSILENCE(인사일런스)와는 대조적으로, 데밀은 빈티지 원단의 질감과 시간이 만든 자연스러운 페이드로 결과적으로 더 강한 개성을 낸다. 베이직 위에 냉정한 금속 액세서리(액세서리 활용) 하나만 걸어 주는 정도의 간결한 마무리로도 충분히 힙하다.
출처
- 무신사 매거진 — 데밀 브랜드 소개 및 론칭 스토리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셀비지 데님·빈티지 워크웨어 정의 및 컨템포러리 시장 내 포지션
- 하입비스트 — 국내 신진 데님 제조 브랜드 및 해외 빈티지 신 비교
자주 묻는 질문
DEMIL(데밀)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셀비지 데님 원단을 자체 제직하는 데님 전문 브랜드입니다. 경쟁보다 제품 자체에 집중한다는 철학 아래, 일본과 미국에서 들여온 구형 미싱으로 1950년대 빈티지 데님의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만듭니다.
DEMIL(데밀) 사이즈는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요?
스키니하지 않은 슬림에서 테이퍼드 핏이 주력이며, 신축성이 있는 원단은 착용 후 다소 늘어난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와이드 핏은 허리와 밑위가 비교적 여유롭기 때문에 차라리 공식 실측을 꼼꼼히 확인하고, 평소 입는 바지 치수보다 활동성을 우선해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DEMIL(데밀)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가요?
셀비지 데님 쇼츠 149,000원대부터 치노 트라우저 179,000원, 자체 개발한 코리안 셀비지 원단을 사용한 팬츠가 220,000원대입니다. 아뜰리에 라인의 재패니즈 셀비지 데님팬츠는 358,000원에서 389,000원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