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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AMOMENTO(아모멘토)

AMOMENTO(아모멘토) — 옷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 그 건축적 침묵

서촌의 낮은 언덕을 오르다 보면, 옷을 파는지 전시를 하는지 경계가 모호한 공간 하나와 마주한다. 삼각형 천장과 널찍한 여백, 그리고 그 안에 드문드문 걸린 몇 벌의 옷. AMOMENTO(아모멘토)는 이렇게 시작한다 — 옷을 많이 보여주는 대신, 옷 한 벌이 공간에서 숨 쉬는 방식을 통제한다. 옷걸이에 빼곡히 걸어 판매하는 SPA와 달리, 이 브랜드는 옷과 옷 사이의 빈 공간마저 디자인의 일부로 삼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이 옷을 두고 “건축적이다”라고 말한다.

그 수식어는 과장이 아니다. 아모멘토의 창업자 이미경 대표는 VMD(비주얼 머천다이징)와 실내건축을 전공한 사람이다. 2015년 서울에 ‘샵아모멘토’라는 편집숍을 먼저 열고, 그 공간에 어울리는 옷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 2016년 브랜드의 공식적인 시작이다. 동생 이명수 대표가 경영을 맡으며, 옷을 만드는 언니와 회사를 운영하는 동생이라는 이례적이지만 견고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옷이 떨어지는 선을 짓다

아모멘토의 본질은 소재와 봉제선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실루엣이 공기 중에 그리는 선이다. 어깨에서 소매가 흘러내리지 않고 딱 떨어지는 각도, 몸통을 감싸지 않고 한 뼘쯤 띄워 떨어지는 직선 — 이런 건축적 절제가 모든 아이템의 밑바탕이다. 차라리 몸을 드러내려 조이거나 줄이지 않고, 의도된 여유를 그대로 둔다. 그래서 아모멘토를 입을 때는 몸을 숨기는 게 아니라 공간감을 두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대표적인 시그니처로는 큐보(cubo) 백 라인이 있다. 직육면체에 가까운 형태를 패브릭으로 부드럽게 재해석해, 들었을 때도 건축적 무드가 손끝에서 이어진다. 의류에서는 절제된 볼륨의 팬츠와 셋업이 자주 언급된다. 특히 허리선은 단정하게 잡되 밑단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퍼지는 컬로트나 와이드 팬츠는, 움직일 때마다 공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이 브랜드의 트레이드마크다.

데일리를 재정의하는 방식

아모멘토가 데일리룩에 접근하는 방식은 라인을 늘리기보다, 기존 아이템이 만드는 무게감을 조정하는 쪽에 가깝다. SPA의 기능성 웨어가 스포츠와 일상을 억지로 교집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움직임을 위한 절제된 디자인이라는 아모멘토 본연의 언어로 일상의 활동성을 해석한다.

예컨대 출근길, 얇은 나일론 저지 맥시 드레스 한 장에 큐보 백을 들면 별다른 레이어 없이도 완성된 무드가 만들어진다. 주말에는 가벼운 셋업 팬츠 한 벌로, 도시의 산책로와 카페를 오가는 동선을 채운다. MATIN KIM(마뗑킴)이 로고라는 한 끗의 시그널로 무드를 만든다면, 아모멘토는 로고 없이도 알아보는 실루엣으로 무드를 만든다. 이 지점이 두 브랜드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다.

조용한 옷, 섬세한 소비자

아모멘토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간감’에 투자하는 태도다. 화려한 컬러나 그래픽 대신, 베이지·블랙·차콜 같은 뉴트럴 톤과 까다롭게 선별된 텍스처로 승부한다. 오히려 이런 옷일수록 소재의 질감과 봉제의 정교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라, 가격대는 티셔츠 8만 원대 후반, 코트 50만 원대 후반으로 한국 컨템포러리 시장의 상단에 자리한다.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 역시 까다롭다. 서촌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그 자체로 브랜드의 세계관을 체험하는 전시장 역할을 하며, 해외에서는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편집숍을 통해 유통된다. 흔한 SPA처럼 매 시즌 트렌드를 뒤쫓기보다, 한 시즌에 선보이는 아이템 수를 극도로 제한해 각 제품의 완성도를 통제한다. 이는 마치 미니멀의 철학을 브랜드 경영 전반으로 확장한 모양새다. 옷장을 계획할 때, 아모멘토는 트렌드를 위한 충동 구매보다 캡슐 옷장의 한 축을 채우는 장기적 투자에 가깝다.

출처

  • 패션 전문 용어 사전 — 미니멀리즘·컨템포러리 패션의 정의와 흐름
  • 무신사 매거진 —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 동향 및 가격대 비교
  • 아모멘토 공식 웹사이트 (amomento.co) 및 패션비즈·어패럴뉴스 보도 — 브랜드 연혁, 라인업, 유통망 등 공개 정보

자주 묻는 질문

아모멘토 사이즈는 어떻게 선택하나요

AMOMENTO(아모멘토)는 몸에 딱 맞추기보다 옷이 몸 위에서 그리는 실루엣 자체를 설계에 반영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브랜드 차원의 공식 사이즈 가이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정핏과 여유 핏 중 어느 쪽을 원하는지에 따라 개별 상품의 실측 사이즈표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모멘토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가요

국내 컨템포러리 중에서도 중상위권에 위치합니다. 베이직 티셔츠가 8만 원대 후반, 셔츠는 13만 원대, 데님 팬츠는 15만 원 내외에서 시작하며, 코트류는 50만 원대까지 올라갑니다. SPA보다는 확실히 높고, 해외 럭셔리보다는 낮은, 디자인과 퀄리티에 값을 치르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