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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 퍼스널컬러

3색 배색 법칙 — 한 룩의 색을 셋으로 묶고 70-25-5로 나누는 법

3색 배색 법칙 — 한 룩의 색을 셋으로 묶고 70-25-5로 나누는 법

거울 앞에서 코디가 "정신없다"고 느낀 적 있다면, 색이 안 어울려서가 아니라 색이 너무 많아서일 확률이 높다. 카멜 코트, 버건디 니트, 청바지, 화이트 스니커즈, 거기에 초록 백팩과 빨간 비니까지. 색 하나하나는 다 멀쩡하다. 그런데 같이 놓이면 어디를 봐야 할지 시선이 길을 잃는다. 눈은 한 화면 안에서 네 개 이상의 강한 색을 만나면 우선순위를 매기지 못하고, 그 상태를 우리는 "촌스럽다"거나 "복잡하다"고 부른다.

3색 배색 법칙은 이 과부하를 막는 가장 단순한 안전장치다. 한 룩에 등장하는 색을 셋으로 제한하고, 그 셋을 같은 비중으로 두지 않는다. 가장 넓게 깔리는 베이스, 그 위에 얹히는 메인, 그리고 손바닥만 한 면적으로 시선을 거는 포인트. 흔히 70-25-5라는 숫자로 부른다. 베이스가 전체의 7할, 메인이 2할 남짓, 포인트가 한 줌. 이 위계만 지켜도 색이 서너 개로 늘어나도 룩은 무너지지 않는다.

인테리어에서 건너온 비율

70-25-5라는 숫자 자체는 패션이 발명한 게 아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방의 색을 잡을 때 쓰는 60-30-10 룰이 원형이다. 벽·바닥 같은 큰 면을 한 색으로 6할, 소파·러그 같은 중간 면을 3할, 쿠션·액자 같은 소품을 1할로 나눠 공간을 정돈하는 오래된 실무 규칙이다. 옷은 몸이라는 더 좁고 세로로 긴 캔버스라 비율이 조금 더 극단으로 쏠려 70-25-5에 가깝게 굳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같다. 세 덩어리가 균등하면 안 된다. 넓은 면이 압도적이어야 좁은 면이 포인트로 살아난다.

이 발상은 멀리는 1939년 미국 컬러리스트 페이버 비렌(Faber Birren)이 산업 현장의 색 배치를 연구하며 정리한 "지배색-종속색-강조색" 위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색을 평등하게 쓰지 말고 서열을 줘라. 옷장 앞에서 우리가 직관적으로 하는 일에 90년 묵은 이름이 붙어 있는 셈이다.

베이스를 정하면 절반은 끝난다

순서가 중요하다. 포인트 색부터 고르고 나머지를 끼워 맞추면 거의 실패한다. 베이스를 먼저 못 박아라.

베이스는 면적이 가장 넓은 색이다. 보통 아우터와 하의가 베이스를 깐다. 코트·재킷·팬츠가 같은 색 계열로 가면 그 색이 자동으로 7할을 먹는다. 베이스로 가장 자주 쓰이는 건 채도가 낮은 색 — 네이비, 차콜, 베이지, 카멜, 올리브. 채도가 낮을수록 면적이 넓어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형광 핑크를 7할로 깔면 그건 베이스가 아니라 비상등이다. 베이스는 조용해야 그 위에 뭔가를 얹을 여백이 생긴다. 무채색의 운용 원리는 무채색 운용에서 더 깊게 다룬다.

메인은 베이스 위에 얹히는 두 번째 색이다. 면적으로는 상의나 큰 니트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메인을 고를 때 베이스와의 관계를 컬러 휠에서 한 번 점검하면 실패가 준다. 베이스 네이비에 메인을 카멜로 두면 보색에 가까운 따뜻함이 차가운 네이비를 받쳐 단단해 보이고, 베이스 올리브에 메인을 머스터드로 두면 유사색끼리 깔리며 가을 산처럼 차분해진다. 색 사이 각도가 만드는 이 긴장은 컬러 휠·보색의 영역이다.

포인트는 마지막에, 한 줌만. 머플러, 양말, 가방, 캡, 안경테. 얼굴에서 먼 가방·신발은 퍼스널컬러 영향을 덜 받아 과감하게 가도 되고, 얼굴 근처의 머플러·이어링은 인상을 즉각 바꾸는 대신 톤을 맞춰야 안전하다. 포인트를 다루는 디테일은 포인트 컬러에 따로 정리돼 있다.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포인트는 작아야 세다. 빨강 가방 하나가 올블랙 전체를 기억하게 만들지만, 빨강 코트에 빨강 가방까지 가면 둘 다 죽는다.

흔한 실패 세 가지

가장 흔한 실패는 메인과 포인트가 면적을 두고 싸우는 경우다. 버건디 니트와 머스터드 백을 같이 들면, 둘 다 강한 유채색인데 면적 차이가 크지 않아 시선이 양쪽을 오간다. 이건 3색 배색이 아니라 색끼리의 줄다리기다. 둘 중 하나는 면적을 확 줄이거나 채도를 죽여야 한다. 머스터드 백을 손바닥만 한 카드지갑으로 바꾸는 순간 균형이 돌아온다.

두 번째는 베이스를 잡지 않고 색만 모으는 경우다. 위아래가 각각 다른 강한 색이면 베이스 자체가 없다. 코발트 블루 셔츠에 그린 팬츠를 입으면 7할을 먹는 조용한 색이 없어서 룩이 통째로 시끄럽다. 이럴 땐 신발·아우터·가방 중 하나를 무채색으로 끌어내려 베이스를 인공적으로라도 만들어줘야 한다.

세 번째는 금속·가죽 같은 "숨은 색"을 안 세는 경우다. 골드 버클, 브라운 로퍼, 실버 시계는 그 자체로 색이다. 카멜 코트에 브라운 부츠, 브라운 벨트, 골드 액세서리까지 가면 갈색·금색 톤이 이미 두 자리를 먹은 상태다. 거기에 또 유채색 포인트를 더하면 색은 이미 넷이다. 가죽과 금속의 톤을 한 줄로 통일하면 — 전부 브라운 가죽, 전부 골드 — 그 둘이 하나의 색으로 묶여 자리를 아낀다.

셋을 깨도 되는 순간

규칙은 깨라고 있다. 단 깨는 방식에 결이 있다.

색을 둘로 줄이는 건 언제나 안전하다. 베이스와 메인만으로 끝내고 포인트를 비우는 톤온톤·모노크롬은 색이 셋보다 오히려 더 세련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같은 색 계열에서 명도만 층층이 쌓는 그러데이션은 색의 개수가 아니라 깊이로 승부한다. 제한을 더 강하게 건 셈이라 실패 확률이 낮다.

반대로 넷 이상으로 늘리고 싶다면 채도를 낮추는 게 조건이다. 1970년대 어스톤 코디나 가을 캠퍼스 룩처럼 머스터드·올리브·러스트·브라운을 한꺼번에 입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가능한 건 네 색 모두 채도가 비슷하게 낮아 서로 우열을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색은 넷이지만 톤은 하나다. 강한 원색 넷을 같은 면적으로 입는 건 거의 항상 실패한다 — 그건 3색 법칙의 예외가 아니라 그냥 과부하다.

서로 다른 두 강한 색을 큰 면적으로 정면충돌시키는 건 또 다른 길이다. 메인과 포인트의 위계를 일부러 무너뜨리고 두 색이 30% 이상씩 맞붙는 컬러 블로킹은 70-25-5의 반대편에 선 전략이다. 3색 법칙이 "조용히 정돈하기"라면 컬러 블로킹은 "시끄럽게 부딪히기"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다. 다만 둘을 한 룩에서 동시에 하려 하면 둘 다 무너진다.

실제 장면으로 검증하기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 환승 구간. 차콜 수트가 베이스로 7할을 깔고, 라이트블루 셔츠가 메인으로 가슴께를 채우고, 버건디 니트타이가 5%의 포인트로 목 아래 한 뼘에 걸린다. 색은 셋, 위계는 또렷하다. 사람들 틈에서 이 사람은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흐릿하지 않다. 만약 여기에 갈색 브리프케이스, 파란 양말, 노란 포켓치프까지 더해졌다면 같은 수트가 산만해졌을 것이다.

토요일 하객석 둘째 줄. 베이지 셋업이 베이스, 아이보리 이너가 메인 — 사실상 톤온톤이라 유채색은 0에 가깝다. 여기에 단 하나, 청록색 미니백이 5%의 포인트로 들어간다. 무채색에 가까운 두 색 위에 손바닥만 한 유채색 하나. 신부보다 튀지 않으면서 사진에는 또렷이 남는, 하객 코디의 교과서적 해법이다.

비 오는 날도 변수가 된다. 소나기에 베이지 트렌치가 젖으면 톤이 두 단계 어두워진다. 마른 상태에서 잡은 베이스 색이 젖으면서 메인 쪽으로 무거워진다는 뜻이다. 비 예보가 있는 날 밝은 베이스를 골랐다면, 포인트는 더더욱 채도를 낮춰 잡는 편이 안전하다. 색의 위계가 비에 한 번 흔들릴 여지를 미리 빼두는 것이다.

옷장에서 굴리는 법

이 법칙을 매일 아침 자로 재며 쓸 수는 없다. 습관으로 굳히는 게 핵심이다. 옷을 다 입은 뒤 거울에서 한 발 물러나 눈을 살짝 가늘게 떠라. 디테일이 뭉개지고 색 덩어리만 남을 때, 강한 색 덩어리가 셋을 넘으면 하나를 빼라. 가장 작은 면적의 유채색부터 무채색으로 교체하는 게 가장 손쉬운 수정이다.

옷을 살 때도 같은 잣대가 선다. 새로 들이는 옷이 베이스가 될지 메인이 될지 포인트가 될지를 사기 전에 정하면 옷장이 균형을 잃지 않는다. 강한 포인트 아이템만 늘어나면 정작 그것들을 받쳐줄 조용한 베이스가 없어서 매번 코디가 시끄러워진다. 옷장의 7할은 베이스가 될 조용한 색이어야 나머지 3할이 산다. 색을 더하는 기술 전반은 컬러 매칭에서 이어진다.

결국 3색 배색 법칙은 색을 잘 고르는 법이라기보다 색을 덜 쓰는 용기에 가깝다. 더 넣고 싶은 욕심을 셋에서 끊는 것. 그 절제가 비싼 옷보다 룩을 정돈해 보이게 한다.

출처

자주 묻는 질문

3색이라는 게 무채색도 포함해서 세는 건가요?

실전에서는 빼고 셉니다. 블랙·화이트·그레이·네이비·베이지 같은 무채색·근무채색은 어떤 유채색과도 부딪히지 않아 "공짜 색"으로 봅니다. 진짜 세야 하는 건 채도가 있는 유채색입니다. 그레이 코트에 화이트 셔츠를 받치고 머스터드 머플러 하나를 더하면 색은 셋으로 보여도 통제해야 할 유채색은 머스터드 하나뿐입니다.

70-25-5 비율을 자로 잰 듯 맞춰야 하나요?

아닙니다. 면적의 대략적 위계일 뿐입니다. 가장 넓은 색이 압도적으로 많고, 두 번째 색이 그 절반 이하, 포인트가 손바닥만 한 면적이면 그 룩은 정돈돼 보입니다. 셋이 비슷한 면적으로 갈리는 순간이 망가지는 지점입니다.

체크나 플로럴 패턴이 들어가면 이 법칙은 어떻게 적용하나요?

패턴 안에 든 색 전부를 세지 말고, 멀리서 봤을 때 그 패턴이 만들어내는 "한 덩어리 인상색" 하나로 칩니다. 글렌체크 재킷은 회색 한 색, 네이비·화이트 줄무늬 셔츠는 네이비 한 색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