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테크웨어, 이제 좀 '일상'에 녹아들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에디터의옷장·6.22·조회 17
며칠 전에 우연히 홍대 골목에서 2000년대 초반 아크테릭스 베타 LT 재킷을 완벽하게 소화한 분을 봤는데, 그때 느낌이 진짜 묘하더라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테크웨어 하면 고어텍스에 나일론 스트랩 주렁주렁 달고, 마치 곧바로 블랙워터 급류라도 탈 것 같은 완전무장 스타일이 주류였잖아요. 그런데 요즘 길에서 마주치는 건 그런 스트릿 테크보다는, 완전 물기능성 소재지만 실루엣은 트렌치코트랑 비슷한 하이브리드라거나, 평범해 보이는 치노 팬츠인데 알고 보면 통기성이 미친 듯이 좋은 원단을 쓴다거나 하는 식이더군요. 이게 예전에 제가 매거진에서 다뤘던 이른바 '스텔스 테크(Stealth Tech)'의 연장선인데, 브랜드들이 자잘한 테이핑 디테일 하나만 남겨놓고 최대한 데일리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진짜 좋아진 것 같아요. 특히 꼼데가르송 셔츠 라인에서 이번 시즌에 선보인 솔로텍스 원단 셋업 같은 걸 보면, 이제 테크웨어가 단순히 '아웃도어를 패션으로 끌어올린다'는 개념을 넘어서 진짜 우리가 매일 입는 옷의 기본 성능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가격대가 워낙 높다 보니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게 함정인데, 그래도 유니클로 블록테크처럼 저렴하게 체험해볼 수 있는 대안들이 점점 늘어나는 건 정말 반가운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