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빈티지록셔리9.5
저도 요즘 그 고민 완전 공감합니다. 엘리베이티드 베이직, 말이 쉬워서 기본이지 제대로 된 걸 찾으려면 진짜 녹록지 않더라고요. 저도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모으는 중인데, 세미오버 핏에 베이지, 네이비, 아이보리 같은 톤만 보면 일단 손이 가요. 근데 확실히 값이 웃기게 비싼 경우가 많아서 저도 처음에는 '이게 뭐라고...' 싶었는데, 막상 몇 벌 입어보니까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제 경험상 엘리베이티드 베이직이라고 파는 옷 중에서도 진짜 돈 값을 하는 건 결국 소재랑 봉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겉보기엔 그냥 흰 셔츠인데, 만져보면 면 혼방이나 실크가 섞여서 광택이 은은하게 다르고 단추가 호주제 모패라든지, 그런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서 막상 입었을 때 태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멀리서 보면 그냥 흰 셔츠인데, 가까이서 봤을 때 옷깃이 딱 잡아주는 각이나 팔 소매 단의 단차, 그런 게 가격 차이를 만드는 거죠.
저는 특히 계절이 바뀌기 전에 백화점 리빙관이나 편집샵 비공개 세일 같은 거 노려보는 걸 추천드려요. 저도 1년에 두세 벌씩 그렇게 천천히 들였는데, 유행 안 타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몇 년 된 니트도 보풀 관리만 잘 해주면 소매 시보리가 느슨해지지 않고 버텨주니까 새 옷처럼 입을 수 있더라고요. 자칫하면 심심해 보일 수 있는데, 그럴 땐 빈티지 실크 스카프나 올드한 무드의 벨트로 작게 포인트 주면 은근히 내공 있는 스타일링처럼 보이는 재미도 있어요.
처음엔 누구나 '이 돈이면 트렌디한 걸 몇 벌 사지' 하는 생각 들지만, 한 벌 사서 3~4년 입으면서 몸에 맞춰져 가는 그 느낌을 알게 되면 자꾸만 손이 가는 세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