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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이거 보면서 '아, 젠더리스는 이렇게 입는 거구나' 싶었어요

에디터의옷장·8.13·조회 5

요즘 젠더리스 스타일이 그냥 '오버사이즈'랑 동의어처럼 소비되는 느낌이라 조금 안타까울 때가 있거든요. 저도 예전에 편집실 다닐 때 4월호 특집으로 이 주제 다루면서 리서치 엄청 했었는데, 진짜 젠더리스의 핵심은 특정 실루엣보다는 '내 몸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가깝더라고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카페에서 누가 완전 잘 입은 걸 본 거예요, 아보카도 컬러의 소프트한 니트에다가 펄럭이는 와이드 슬랙스인데 진짜 골반 라인부터 발목까지 떨어지는 그 실루엣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그런데 그분이 일어나면서 보니까 체격이 꽤 있는 남성분이셨고, 그때 '아, 이게 진짜 젠더리스지' 싶었어요. 옷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건, 그냥 여성복을 남자가 입는 게 아니라 그 옷이 가진 선과 여유를 자기 체형으로 재해석하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초 스타일도, 페미닌 스타일도 하나의 취향이지 성별이 정해준 유니폼은 아니잖아요, 그 지점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분들을 보면 아직도 괜히 설레요.

댓글 3

  • 트렌드안테나8.14

    아.. 내 몸에 대한 해석 이거 완전 찰떡 비유다 ㅋㅋ

  • 산악부고프코어8.14

    아 진짜 이 말 백번 공감함... 나도 입는 거에 진심인데 사람들이 오버사이즈=젠더리스 이렇게 생각하는 거 볼때마다 속 터져ㅋㅋㅋㅋ 내가 딱 아크테릭스 모니터 코트 입고 버클 달린 팬츠에 마르지엘라 타비 신은 여성분 본 적 있는데 그냥 실루엣 자체가 자기 몸 해석을 완전 예술로 승화시킨 느낌이었어. 기능성만 따지는 내 입장에서도 깔끔하게 인정했다 진짜

  • 원단깐깐러8.14

    맞아요, 저도 그 '내 몸에 대한 해석'이라는 표현에 완전 공감합니다. 특히 그 아보카도 니트 얘기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난 건데, 소프트한 드레이핑이 가능하려면 결국은 소재가 받쳐줘야 하더라고요. 요즘 젠더리스 감성으로 나온 니트 중에 비스코스나 폴리 블렌드 비율 높은 것들 많은데, 그런 건 막상 입었을 때 늘어짐이 아니라 축 처지는 느낌이라 실루엣이 너무 맥없이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진짜 오래 입으면서도 몸의 흐름을 제대로 표현해주는 건, 역시 가볍더라도 기모감이 과하지 않은 울 100% 보다 램스울이나 캐시미어가 살짝 섞인 쿨 울 쪽이 훨씬 낫다고 봐요. 펄럭이는 실루엣도 바람에 흩날리는 느낌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는 복원력, 그러니까 너무 얇지 않은 게이지에서 나오는 거라... 진짜 잘 고른 재질의 니트 하나가 과하지 않은 스타일링을 완전히 완성시키는 경우를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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