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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맥시멀리즘, 입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이 더 즐거운 느낌

톤온톤지기·1시간 전·조회 30

사실 내 기준은 한참 전부터 미니멀에 박혀 있어서 남 얘기하는 기분이긴 한데, 요즘 매장이나 길거리에서 레이어드 잔뜩 하고 액세서리 덕지덕지한 스타일이 다시 올라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예전처럼 로고 떡칠이나 과한 오버사이즈 말고, 질감이랑 컬러 레이어링으로 밀어붙이는 건 보는 맛이 있음. 근데 그게 막상 내 옷장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글쎄.

며칠 전에 백화점 갔는데 어떤 분이 실크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그 위에 가디건 걸치고 하의는 와이드 슬랙스에 로퍼 신고 가방은 또 컬러 포인트로 빨간 거 들고 계시더라. 멀리서 보면 진짜 화보 같았음.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그 조합 유지하려고 손이 계속 가는 게 보이더라고. 스카프 위치 만지고 가디건 여밈 신경 쓰고. 그거 보면서 느낀 게, 맥시멀리즘은 입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꽤 크다는 거.

미니멀은 옷이 나를 안 건드림. 입고 나가서 하루 종일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잖아. 근데 맥시멀은 옷이 계속 나한테 말을 거는 느낌. 그게 어떤 사람한테는 재미고 또 어떤 사람한테는 피로일 수 있다고 봄. 특히 여름에 레이어드나 액세서리 늘어나면 체감 온도부터가 다르고.

그래도 부정적으로 보진 않아요. 지금 맥시멀리즘 트렌드가 과거 2010년대 초반이랑 다른 점은, 확실히 소재랑 컬러 조합을 더 신경 쓴다는 것 같음. 그때는 좀 더 로고나 프린트, 스터드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데 요즘은 톤온톤 안에서 질감 차이로 밀고 가는 경우가 많더라. 그런 건 보면서 나도 배울 게 있음. 미니멀이라고 해서 무조건 단색 평면으로 가는 것보다, 같은 톤에서 니트랑 셔츠 겹치고 약간 광택 있는 소재 하나 섞는 정도는 나도 자주 함.

다만 개인적으로 못 넘어가는 라인이 하나 있는데, 액세서리가 3개 이상 동시에 들어가면 좀 정신없더라. 반지 두 개에 목걸이 하나까진 괜찮은데, 귀걸이에 팔찌에 벨트 버클까지 포인트로 들어가면 뭐가 메인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음. 그 경계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항상 "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좋은 스타일링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라.

그리고 하나 더. 맥시멀리즘은 옷 자체보다 사람이 받쳐줘야 되는 것 같음. 표정이랑 몸의 기운, 말투까지 그 옷에 눌리지 않아야 보기 좋더라. 어떤 분들은 화려한 옷을 입어도 그 사람 자체가 조용하면 이상하게 완성돼 보이는데, 어떤 분들은 옷이랑 사람이랑 같이 떠들더라. 그런 차이도 꽤 재밌었음. 옷이 사람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사람이 옷을 부리는 느낌.

나야 여전히 옷장에 검은색이랑 회색, 베이지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저렇게 꽉 채워서 입는 것도 시도해보고 싶다가도, 집 앞 편의점 가는데 그렇게 입고 나가면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지" 싶어서 포기함. 그래서 결론은, 보는 건 좋고 남들이 입는 건 재밌고 내가 입는 건 아직 글쎄다. 그 정도가 내 의견.

다들 요즘 맥시멀리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시도해보신 분들 있으면 어떤 식으로 부담 안 느끼고 입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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