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니 시티걸룩 이거 말야… 이대로 괜찮은 거 맞냐고 ㅋㅋㅋ
나 요즘 인스타만 열면 죄다 시티걸룩이야 진짜...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발견 페이지가 온통 크롭 가디건에 통 와이드 슬랙스 입은 언니들로 도배돼 있음 ㅋㅋㅋㅋ 어떤 기분인지 알지? 근데 솔직히 이거에 대해 할 말 많음.
솔까 너무 이쁘잖아? 나도 당연히 좋아해. 저번 주에 홍대 갔는데 진짜 대한민국 모든 시티걸이 거기 다 모였나 싶더라. 몽글몽글한 파스텔 계열 니트에다 바지 통이 엄청 넓고 길어서 신발 다 덮는 그런 실루엣, 거기다 미니 백에 버클 로퍼까지. 완전 교과서야 뭐야 ㅋㅋ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봤어. 진짜 그 특유의, 딱 붙지 않으면서도 말끔하게 떨어지는 분위기? 그게 매력이지.
근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이거 너무 공식화된 거 아님? 원래 시티걸룩이라는 게 약간, 직장인 언니들 출퇴근룩에서 파생된 건데 이젠 아예 교복이 따로 없네. 특히 칼라부터 배꼽까지 시원하게 파인 그 크롭 가디건 아우터 있잖아. 요즘 매장 가면 진짜 다 그거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만 걸어놨더라. 다들 그거 입고 바지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만큼 기니까, 뒤에서 보면 누군지 구분도 안 되고ㅋㅋㅋㅋ 개웃김. 그렇게까지 유행을 다같이 따라가야 되나 싶을 때가 있어.
물론 나도 시도해봤음ㅇㅇ 못 입는 티 내면서 '난 안 해~' 이런 스타일 절대 아니고. 나도 편집샵 갔다가 딱 예쁜 아이보리색 반폴라 니트 하나 건졌거든. 근데 문제가 이 니트를 어떻게 입어도 내가 생각한 그 느낌이 안 나는 거야. 팔은 둥글둥글 말려 올라가고 어깨는 살짝 흘러내리는 디자인인데, 나는 왜 포장 마감 안 뜯은 택배 상자처럼 웅크려 보이냐고... 키가 작아서 그런가? 바지 통도 굉장히 넓은 걸로 사서 매치했는데 말이지.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봤는데 그냥 길쭉한 상자에 머리만 달려있는 것 같아서 집에 가서 바로 벗었음 ㅋㅋ 아 진짜 현타 씨게 오더라.
그리고 약간 숨겨진 문제인데, 이거 은근 호불호 갈리는 체형이 있는 것 같음. 특히 우리나라처럼 마르고 작은 체형이 많은 데서는, 이 와이드하고 루즈한 핏을 못 버티고 옷에 잡아먹히는 경우가 진짜 많더라.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어깨 라인도 없고 허리선도 없이 일자로 툭 떨어지는 옷이니까, 자칫하면 그냥 편한 옷 입은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돼버림. 결국 그 미니 백이나 로퍼, 악세사리로 포인트 줘서 살려내야 하는 건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그래도 뭐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 스타일의 최대 강점은 시간이 지나도 '아 그때 그 유행템...' 소리 안 나올 것 같은 베이직함 덕분인 거 같아. 작년에 산 브라운 자켓에다 올해 산 크림 팬츠 매치해도 그게 그렇게 잘 어울려서 놀랐음. 그래서 접근성은 진짜 좋은 듯. 일부러 비싼 브랜드 안 사도 무신사나 지그재그 같은 데서 3만원대 블라우스만 잘 골라도 감성 충분히 뽑을 수 있고.
결론은... 시티걸룩은 여전히 사랑이야. 근데 이제는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입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그게 좀 아쉽다는 거? 개개인의 해석이 더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시티걸 각을 잡아보려고 요즘은 원피스나 스커트랑 섞어보는 중임 ㅋㅋㅋ 니트 원피스에다 운동화 대신 좀 굽이 낮은 로퍼 신고 다니니까 나름 새롭더라고. 다들 요즘 시티걸룩 어떻게들 생각해? 찬양파야? 아니면 나처럼 살짝 물린 파야? 얘기해보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