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요즘 고프코어 스타일 어떻게들 생각하는지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트렌드겠거니 했다. 아크테릭스 베타 LT인지 AR인지 그런 재킷에, 살로몬 XT-6 같은 테크니컬 스니커즈 신고 다니는 거. 등산 갈 때나 입는 옷을 왜 도심에서 입고 다니나 싶었거든.
근데 이게 은근히 빠져나오기 힘들더라. 몇 주 전에 비 오는 날 우연히 오래된 노스페이스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는데, 의외로 실루엣이 꽤 괜찮았다. 바지는 르메르 트위스트 팬츠 비슷한 와이드 슬랙스였고 신발은 그냥 뉴발 990v3. 원래 입으려던 코트 대신 바람막이를 걸친 건데, 전체적으로 딱 떨어지지 않고 살짝 헐렁한 느낌이 오히려 편해 보였다. 재질 차이에서 오는 대비 같은 것도 있고.
그리고 제일 큰 건 역시 기능성. 요즘 같은 환절기에 얇은 자켓 입자니 쌀쌀하고 코트는 덥고 애매할 때, 고프코어 계열 바람막이나 소프트쉘 자켓 하나 걸쳐두면 온도 조절이 편하다. 주머니도 많아서 작은 물건들 수납하기도 좋고. 전에 카페에서 옆자리 사람이 파타고니아 레트로-X 플리스에 테이퍼드 치노 입고 왔는데, 그냥 편해 보이면서도 스타일이 확실히 살더라.
다만 좀 과하면 진짜 등산 다녀오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어서, 나는 한두 아이템만 섞는 편이 낫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상의는 아크테릭스 감성의 테크 재킷이지만 하의는 깔끔한 코튼 팬츠나 올드스쿨 데님, 신발은 빈티지 러너보다는 미니멀한 어프로치 슈즈 같은 식으로. 아니면 그 반대로 상의는 베이식한 니트나 후드, 하의는 살로몬 숏츠라던가.
정리하자면 처음에는 등산복 패션? 싶었는데, 막상 입어보니 기능성과 실루엣 사이의 밸런스가 꽤 괜찮은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행 주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는 꽤 오래갈 것 같다. 여러분은 어떰? 고프코어 입는 사람들 보면 어떤 느낌임. 아니면 본인이 이미 입고 있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