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요즘 맥시멀리즘, 뭔가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 아닌가요?
솔직히 저는 2000년대 초반의 극단적인 레이어드가 생각나서 약간 꺼려지긴 합니다만, 요즘 다시 부상하는 맥시멀리즘은 확실히 그때와는 결이 달라진 것 같아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겹쳐 입기 위한 레이어드였다면, 최근에 보이는 건 거의 수집가의 집념처럼 소재의 밀도와 컬러의 켜켜이 쌓인 텍스처를 신경 쓰는 느낌이거든요. 마치 제가 90년대 생 로랑의 실크 블라우스에 안 입고 모셔둔 빈티지 샤넬 코스튬 주얼리를 한꺼번에 중첩하고, 그 아래에 현대적인 와이드 실루엣의 팬츠를 매치해서 시공간을 뒤죽박죽 엮어내는 쾌감 비슷한 거요. 다만 이게 진짜 어려운 게, 과하게 올리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난잡함을 유지하려면 각 아이템이 담고 있는 헤리티지나 연식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트렌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옷이 사람을 입은' 참사가 나기 쉽죠, 요즘 길거리에서 그런 과잉들을 종종 목격하고 나면 좀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