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고민
비 오는 페스티벌 간다고? 제발 가죽 스니커즈 신지 마라...
지난주에 착장 고민하다가 오늘에서야 후기 남긴다 ㅋㅋ 나랑 소개팅했던 분이랑 페스티벌 가기로 해서 진짜 일주일 내내 옷만 찾아봤는데 결론은 '현장감'이더라
-
신발: 나는 첨에 에어포스가 무난하지 하고 갈 뻔했는데 다행히 전날에 비 예보 뜨더라. 그래서 급하게 아웃도어 매장 가서 고어텍스 들어간 트레킹화 삼. 솔직히 말하면 등산화 느낌 나는 건 싫었는데 요즘 디자인 이쁜 거 많아서 검은색 로우컷으로 골랐음. 결과적으로 진짜 신의 한 수. 진흙 밟아도 발 안 젖고, 뭣보다 사람 많은 데서 발 안 밟힘. 옆에 있던 사람 에어맥스였는데 신발에서 진흙물 빠지던데... 내가 다 마음 아팠다.
-
바지: 이게 함정이었거든? 청바지는 비 오면 축 쳐지고, 반바지는 모기랑 진흙튀는 거 신경 쓰이고. 그래서 나일론 소재 조거팬츠로 감. 살짝 아웃도어 느낌 나는 검은색. 땀 배출도 잘 되고 뭐 묻어도 바로 닦임. 근데 이 바지 선택할 때 허벅지 통 너무 넓으면 페스티벌에서 사진 찍을 때 풍선 같아 보이니까 조심하셈... 나도 한 번 실패함.
-
상의는 크게 고민 안 했는데 흰색 반팔 니트가 의외의 복병이었어. 땀 흡수하면 바로 티 나더라. 겨땀 실화냐... 결국 검은색 기능성 티셔츠로 통일. 언더아머 짝퉁 같은 거 아니고 그냥 땀 잘 마르는 폴리소재. 그리고 필수템은 얇은 바람막이. 비 올락말락할 때 입고 있다 벗어서 가방에 넣으면 됨. 나는 유니클로에서 경량 아노락 하나 장만했는데 접으면 주먹만 해서 진짜 편했음.
-
가방은 꼭 크로스백으로. 등산 가방 같은 거 메면 소개팅룩이 아니라 등산 동호회 아저씨 됨. 나는 블랙 슬링백 작은 걸로 갔는데 보조배터리, 우비, 물티슈 다 들어감. 우비 진짜 중요해. 우산은 남의 눈 찌르는 흉기임.
진짜 충격적이었던 건 같이 간 분이 페스티벌인데도 가죽 스니커즈 신고 오셨더라. 첫곡 끝나기 전에 발이 젖어서 중간에 나가는 대참사... 나는 운동화 갈아신을 거 하나 더 챙겨가서 갈아신으라고 양보함. 이게 어쩌다 보니 플러스 점수 됐는지 2차도 자연스럽게 이어짐 ㅎㅎ
아 그리고 향수! 이거 은근히 차이 나더라. 땀냄새 커버한다고 진한 향 뿌리면 더 역해짐. 나는 시트러스 계열 약한 걸로 목 뒤에만 살짝 뿌리고, 대신 바디 미스트 하나 챙겨서 중간중간 화장실 갈 때마다 체온 낮추는 용도로 뿌렸음. 이거 진짜 개꿀팁.
결론:
- 신발 = 방수/고어텍스
- 하의 = 나일론 조거팬츠 or 얇은 기능성 팬츠
- 상의 = 땀 안 비치는 소재 + 바람막이
- 가방 = 슬링백 (우비/물티슈/보조배터리 필수)
- 향수 = 가볍게, 보습 미스트 따로
이렇게 입으니까 사진도 옷빨 나름 잘 받고 중간에 비 와도 진짜 멘붕 없더라. 오히려 비 오는 분위기가 낭만적이었음ㅋㅋ 페스티벌에서 남자 코디는 꾸민 티보다 현장에서 여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답임. 괜히 첫곡에서 땀범벅에 신발 찌걱거리면 그날 분위기 다 깨진다 진짜로. 다들 여름 페스티벌 재밌게 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