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고민
여행엔 결국 실크 린넨 혼방 셔츠 하나
빈티지록셔리·1시간 전·조회 54
** 장마 끝물이라 그런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네요. 문득 작년 여름 프로방스 여행 때 입었던 셔츠가 생각나서 꺼내봤습니다. 사실 여행룩이라는 게 기내에서부터 도착지 카페, 저녁 식사까지 너무 많은 역할을 하다 보니 소재 선택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해요. 이 셔츠는 실크와 린넨을 반반 섞은 원단인데, 딱 만져보면 린넨 특유의 서걱임이 먼저 느껴지다가도 입었을 때 실크 쿨터치가 피부에 닿는 순간 온도가 내려가는 느낌이거든요. 게다가 접어서 캐리어에 넣고 몇 시간 후에 꺼내도 구김이 일정한 패턴으로만 져서 오히려 그걸 텍스처로 즐기게 되더라구요. 소매 끝단은 셸 단추로 마감되어 있고, 칼라 안쪽에만 살짝 덧댄 심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맞춰져서 그런지, 체형을 과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실루엣이 흐트러지지 않는 선을 유지해줍니다. 빛이 강한 야외에선 실크사가 은은하게 반사되면서 색이 한 톤 밝아 보이는 것도, 호텔 레스토랑처럼 조명이 낮은 공간에선 린넨 매트함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그 대비가 정말 오래 보게 되는 포인트고요. 여행복일수록 '입고 있는 나'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옷,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주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이 셔츠는 몇 년째 그 기준을 바꾸지 못하게 하네요. 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 셔츠 하나쯤은 많은 분들 캐리어에서 제 몫을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