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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코디 고민

칼하트 산타페랑 90년대 빈티지 셔츠 사이에서 기어이 길을 잃은 사람의 겨울 코디 고민

아메카지장인·1시간 전·조회 13

솔직히 요즘 같은 겨울에 데일리 캐주얼 뭘 입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서 글 올려봄. 맵시에서도 여자분들 겨울 코디 보면 다 이쁘고 감탄만 하다가 막상 내 옷장 보면 아메카지 워크웨어 파편들만 쌓여있음. 예쁜 레이어드나 기본템 이쁘게 매치할 감각이 아니라 걍 현장 조끼 입은 할배 마인드로 옷 모으는 타입이라.

일단 내가 생각한 기본 베이스는 이거임:

  • 하의: 딕키즈 874 오리지널 핏. 차콜그레이. 세탁 10번 넘겨서 이제야 물 빠지면서 허벅지 라인 자연스럽게 잡힌 상태. 컷팅은 안 하고 시접 살려서 접어 올렸음. 스트레이트라 무난한데 여자 체형에는 허리 밴드가 좀 벌어지니까 벨트는 필수고.
  • 이너: 유니클로 히트텍 울트라 라이트. 아주 얇은 거. 이거 아니면 깔깔이 촌스럽게 올라옴.

여기까지는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아우터랑 중간 레이어드임. 지금 머릿속에 두 갈래로 갈라져서 밤새 못 고르고 있음.

안 1순위는 칼하트 산타페 자켓, 근데 이거 여성 라인이 아니라 남성 S사이즈 구해서 입는 거라 어깨는 딱 붙는데 기장이 허리 아래로 좀 길게 떨어짐. 그래서 실루엣이 걍 일자로 뚝 떨어지는 느낌. 안에 두꺼운 니트 받쳐 입으면 몸통이 펑퍼짐해지니까 이너 얇게 입고 산타페 하나로 승부보는 방식으로 감. 재킷 원단이 12oz 덕 캔버스에 안감은 퀼팅처리된 나일론인데 의외로 보온성은 좋음. 근데 이게 너무 무채색에 가까운 카고브라운이라서 전체 톤이 죽어버림. 여성 데일리 캐주얼로 보기엔 워크웨어 냄새가 강해서 다크그린 머플러 하나 툭 던져서 깨는 정도밖에 생각이 안 남.

안 2순위는 내가 진짜 아끼는 90년대 빈티지 멜란지 차콜 셔츠. 이게 원래 미국 중서부에서 굴러들어온 건데 태그에 유니온 메이드 마크 찍혀있고 원단 보면 면 100인데도 지금 공장제 셔츠랑 결이 다름. 가로결 위사 굵기가 일정하지 않아서 빛 받는 각도에 따라 색감이 진짜 깊어지거든? 칼라랑 커프스 안쪽에 접착심지 대신 바느질로 모양 잡아놓은 거 보면 이거 무조건 손재봉 들어간 티 남. 근데 문제는 이걸 지금 입으면 안에 뭐 입느냐인데, 산타페 벗고 이거 하나만 입기엔 겨울에 날씨가 좀 그렇고. 그렇다고 위에 아우터를 뭐 걸치자니 셔츠 자체가 두께감 있고 품도 루즈해서 어깨 겹치는 순간 팔 움직일 때 접히는 주름이 진짜 이쁘거든? 근데 그걸 덮어버리면 아까움. 그래서 아예 니트류를 포기하고 이 셔츠에 패딩 베스트만 걸칠까 생각 중임.

베스트는 펜필드 구스다운 예전 모델인데 안쪽 신축성 밴딩 있어서 몸에 붙는 형태고, 겉감이 약간 광택 도는 나일론 립스탑이라 셔츠랑 붙였을 때 소재 대비가 꽤 잘 나옴. 근데 이렇게 나가면 하체는 874이라서 상체 볼륨이 죽고 실루엣이 너무 일자에 가깝게 나올 것 같다는 불안함이 있음. 여자 겨울 데일리 캐주얼은 역시 어깨 떨어지는 라인에 밑단이 좀 들어가거나 그래야 되는데 내가 가진 건 죄다 작업복이라 그런 디테일이 없음.

신발은 레드윙 아이언레인저 앰버 하네스. 이것도 발목까지 오니까 바지 밑단이랑 신발 텅 사이 공간이 너무 없어서 걍 부츠컷처럼 접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떨어뜨리는 게 나을 듯. 신발 자체가 묵직하니까 오히려 산타페 자켓이랑 무게감은 맞을 것 같음.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산타페 안에 얇은 터틀넥 하나 넣고 깔끔하게 떨어뜨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빈티지 셔츠에 베스트 레이어드 해서 소재랑 디테일로 승부 보는 게 나을까? 아님 걍 둘 다 관두고 칼하트 디트로이트 재킷 사야 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인데 이미 산타페 있는 상태에서 디트로이트까지 사면 그건 그냥 수집임. 캐주얼도 아니고 코디고 뭐고 없음.

여기 맵시분들 중에 워크웨어 계열 여성 데일리 캐주얼 코디 감 있으신 분들 조언 좀. 소재 톤 매치나 레이어드 볼륨 어디서 타협봐야 되는지 팁 있으면 제발. 내 고민이 옷 자체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시야 좀 트여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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