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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코디 고민

화상면접룩, 무심한 듯 고급스러워 보이는 난이도가 가장 어렵네요.

빈티지록셔리·2시간 전·조회 20

요즘 갑자기 화상 면접이 잡혀서 옷장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무난하게 네이비 수트 꺼내 입었겠지만 어차피 상반신만 보이는 화상 면접에 정장 풀셋업은 뭔가 과하고 답답해 보일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막 셔츠 하나만 걸치자니 성의 없어 보일까 봐 신경 쓰이고, 결국 제가 선택한 건 에르메네질도 제냐에서 몇 년 전에 들인 카멜 브라운 캐시미어 니트였어요. 어깨선을 살짝 덮는 자연스러운 드롭 숄더에, 가슴팍에 작은 새김 자수 하나만 들어간 디자인인데 이게 화면 속에서 색감 톤이 참 차분하고 지적이면서도 옷에 묻어나는 연식 덕분인지 꼭 필요한 만큼의 격식만 남는 느낌이더군요. 여기에 진주 아닌 화이트 쉘(Shell)로 만든 작은 핀 하나를 칼라 안쪽에 살짝 고정시켰더니 화면 밝기 보정 때문에 얼굴색이 칙칙해질 걱정도 줄고 은은한 포인트도 되어서 꽤 만족스러운 조합이었습니다. 혹시 모르니 하의는 소재 좋은 네이비 워스티드 울 팬츠를 갖춰 입었는데, 이건 뭐 나중에 일어나서 걸을 일 없다는 게 확인되면 부담 없이 집에서 입는 편한 면바지로 갈아입는 센스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면접 결과야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화면 속에서 흘러나오는 옷 맵시 하나는 믿음직스러워 보일 것 같아서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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