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고민
장마철 데이트, 이 비를 뚫고 입고 나갈 옷이 없어서 멘붕입니다
아, 진짜 이럴 때마다 옷장이 통째로 무용지물처럼 느껴지네요. 내일 데이트인데 장마전선이 또 한반도 위에서 정체하고 있다고 해서... 신발 젖는 건 둘째치고, 어떻게 입어야 여자친구한테 '아 이 사람 옷 좀 아는구나' 싶으면서도 실용적으로 비도 대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끝이 없습니다. 일단 청바지나 치노 팬츠 같은 건 당연히 칼 차단이고, 그렇다고 기능성 아웃도어를 입자니 아무리 예뻐도 그날 분위기는 다 깨질 것 같고요. 그래서 제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소재에서 답을 찾자는 건데, 이를테면 드라이 실크 혼방 셔츠라든지 아니면 울 개버딘 소재의 트렌치코트 같은 걸 꺼내야 하나 싶습니다. 빈티지 개버딘 특유의 까슬한 표면과 적당한 발수성은 제법 쓸모가 있더라고요, 비가 살짝 튀어도 겉도는 느낌이 있고요. 하의는 당연히 드레이프가 강한 울 슬랙스 쪽이 훨씬 낫겠죠, 바지단에 물이 묻어도 면바지처럼 처참하게 늘어지지 않으니까. 여기에 더비 슈즈 대신 레더 솔에 탑피가 더해진 빈티지 로퍼 같은 걸 신으면, 비 오는 바닥에도 어느 정도 견디면서 핏은 오히려 젖은 거리 때문에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를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조용히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