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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코디 고민

장마철 데이트, 옷장 앞에서 한숨부터 나오는 분들께

빈티지록셔리·6.30·조회 47

이런 날엔 정말 소재가 관건이더군요. 저는 오늘 같은 꾸리꾸리한 날씨엔 오히려 과감하게 실크 트윌 블라우스를 꺼내 입습니다. 비에 젖을까 봐 겁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의외로 피부에 닿는 순간의 그 매끈하고 서늘한 촉감이 눅눅함을 잊게 해줘서 오히려 데이트 내내 표정이 밝아지더이다. 하의는 톤 다운된 카키색 개버딘 와이드 팬츠로 받쳐주면 상의의 은은한 광택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기품 있게 살아나고요. 비 오는 날엔 신발 때문에 동선 망하기 십상인데, 전 날씨가 애매하면 무조건 스웨이드가 아닌 풀그레인 레더 로퍼를 신습니다. 빈티지 샵에서 우연히 건진 90년대 생산 추정의 보스 로퍼인데, 굽이 통짜 가죽으로 깎은 거라 미끄럽지 않고 빗물이 스며들 틈도 없어 이만한 효자템이 없지요. 중요한 건 나를 괴롭게 하는 옷이 아니라, 이 습한 공기마저 은근한 멋으로 감싸 안아주는 그런 아이템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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