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꿀팁
컬러 블로킹, 막상 입으려니 손이 안 가는 분들께.
요즘 길거리나 SNS만 봐도 확실히 단색으로 깔끔하게 떨어뜨리는 룩이랑, 과감하게 색 덩어리로 툭툭 끊어주는 룩이 공존하는 느낌이에요. 근데 후자, 그러니까 컬러 블로킹은 보기엔 시원시원하고 예쁜데 막상 옷장 앞에 서면 이 색이랑 저 색이 정말 맞을까 하는 불안함이 먼저 들죠. 저도 한때는 셔츠 하나에 포인트 컬러 양말 신는 것도 두 번씩 거울 보고 뺐다 신었다 하던 사람이라 이 마음 잘 압니다.
오늘은 제가 예전에 잡지 일할 때 정리해뒀던 배색 노트랑, 실제로 제 옷장에서 자주 굴리는 조합 위주로 풀어볼게요. 이론적인 이야기보다는 '내일 당장 입어도 이상하지 않을' 톤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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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역시 삼각형 배치예요. 상의 한 곳, 하의 한 곳, 그리고 슈즈나 가방 같은 소품 한 곳에 같은 계열 색을 떨어뜨리는 거요. 예를 들어 코발트 블루 셔츠에 바지는 아이보리, 여기에 코발트랑 비슷한 톤의 삭스나 캡을 얹으면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묶여요. 얼굴 주변에 컬러가 있으니까 위아래가 따로 노는 느낌이 덜하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색이 '흩어져 있다'보다는 '의도됐다'고 읽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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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채도끼리 붙여야 실패가 적습니다. 이게 진짜 중요한데, 예를 들어 선명한 코발트 블루랑 흐릿한 올리브 그린을 붙이면 둘 중 하나가 꼭 더러워 보여요. 선명한 색을 쓸 거면 마찬가지로 쨍한 빨강이나 깊은 보라 같은 같은 무대 위에 설 수 있는 애들끼리 붙이고, 차분한 색을 쓸 거면 스모키한 장미색이나 탁한 카키 톤으로 맞추는 게 훨씬 편해요. 채도라는 표현이 좀 딱딱한데, 쉽게 말하면 '검정 섞었나 안 섞었나'의 정도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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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전하기 좋은 조합은 이 정도예요. 하나는 완전 기본인 네이비 블루와 라임 옐로. 여기에 화이트나 라이트 그레이 섞어주면 여름에도 무겁지 않고, 저는 남방 셔츠에 라임 컬러 볼캡 조합을 제일 자주 해요. 두 번째는 버건디와 핑크. 같은 붉은 계열이라 어색할 거 같지만 막상 톤을 조금 다르게 해서 붙이면 은근히 프렌치 무드 나고 좋습니다. 니트와 셔츠를 겹쳐 입을 때 버건디 가디건에 핑크 셔츠 깃 살짝 내보이면 이거 진짜 별거 아닌데 사람들이 스타일 있다고 해요. 세 번째로는 다크 브라운과 스카이 블루. 이것도 흔한데 실패가 거의 없는 조합이라 컬러 블로킹 처음 시작할 때 강력 추천합니다. 브라운 재킷에 스카이 블루 니트, 하의는 에크루 컬러 슬랙스 정도면 낮에도 저녁에도 무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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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면적보다는 '경계'부터 시작해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티셔츠 하나랑 팬츠 하나를 아예 다른 컬러로 맞추는 것보다, 셔츠 깃 안쪽이나 소맷단, 양말, 스트랩 같은 작은 면적에서 색을 부딪히게 해보는 거죠. 저는 작년에 검정 코트 안에 주황색 니트 목 부분만 살짝 보이게 입고 다녔는데, 지인들이 코트가 갑자기 시동 걸린 것 같다고 놀리면서도 어디서 샀냐고 묻더라고요. 사실 코트도 니트도 몇 년 전에 산 거였고 연출만 조금 바꾼 거였거든요. 이렇게 포인트만 주면 부담도 덜하고 옷장에 잠자고 있던 아이템 건지기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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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고를 때는 본인 피부톤 얘기가 꼭 나오는데, 저는 컬러 블로킹만큼은 그거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얼굴 바로 밑까지 올라오는 니트나 셔츠가 아니라, 하의나 소품으로 컬러를 쓰면 피부톤 영향이 확 줄거든요. 얼굴 주변에 놓을 거면 본인이 웃을 때 얼굴이 환해 보이는 색 하나 정해두시고, 그 색만 얼굴 근처에 고정하고 나머지 색은 아랫도리나 신발로 돌리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저는 쿨톤인지 뭔지 잘 모르겠고 그냥 흰 셔츠 입었을 때 기미가 덜해 보이는 것 같아서 얼굴 주변은 항상 화이트 아니면 스카이 블루 계열을 깔아요. 그리고 하의에 빨강이든 노랑이든 과감하게 붙이는 식으로 타협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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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옷맵시 성격에 맞게 가격 얘기 살짝 하자면, 컬러 블로킹 입문할 때는 괜히 고가 라인에서 도전하지 마시고 베이직한 코튼 셔츠나 면 니트, 양말 같은 걸로 먼저 색 조합을 익히시는 걸 추천해요. 저렴한 가격대에서도 컬러 선택지가 꽤 넓은 브랜드들이 많아졌더라고요. 그런 걸로 두세 번 코디하다 보면 본인한테 어울리는 색 조합이 뭔지 감이 와요. 저도 처음엔 할인 코너에서 산 이상한 색 셔츠들로 연습을 좀 했고요.
솔직히 컬러 블로킹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결국 거울 앞에서 본인이 '이건 내 옷 같다' 싶은 순간이 와야 하는 거라, 글로 백날 읽어도 진전이 없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오늘 정리한 것 중에 하나 정도는 아 이거 해볼 만한데 싶은 조합이 있기를 바라면서 줄입니다. 다들 이번 시즌에는 시켜놓고 잘 안 입게 되는 무채색 말고, 좀 튀는 색 한 덩이쯤 옷장에서 꺼내보는 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