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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 그냥 '편한 신발'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 돼서 써보는 후기
아, 저도 이 주제는 진짜 오래 묵혀뒀던 건데 마침 요즘 올드스쿨 하나 더 들일까 말까 고민하던 참이었거든요. 사실 반스 후기라고 하면 다들 "밑창 딱딱해서 발 아파요" 이 말부터 꺼내잖아요. 근데 그게 반스라는 신발의 본질을 너무 단순하게 깎아내리는 것 같아서, 좀 길게 풀어보려고요. 에디터 시절에 스니커즈 특집 기사 쓸 때 브랜드 담당자랑 인터뷰한 내용도 살짝 섞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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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가 이상하게 끌리는 이유, 그 '딱딱함'의 정체 제가 처음 반스를 산 게 대학생 때였는데, 그때는 솔직히 그냥 교내에서 편하게 신으려고 샀어요. 그런데 막상 신어보면 발바닥이 편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진짜 돌바닥에 맨발로 서 있는 것 같달까. 그런데 이상하게 발목이나 발등이 피곤하진 않았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반스 특유의 고무 와플 밑창이 충격 흡수랑은 거리가 먼데, 오히려 그래서 지면의 감각이 고스란히 올라와서 발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게 되는 느낌? 담당자한테 들었던 건데, 애초에 스케이트보드 타라고 만든 신발이라 보드 위에서 미세한 진동이나 움직임을 놓치면 안 되니까 밑창을 그렇게 설계했다고 했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이 딱딱함이 '불편함'이 아니라 '디자인된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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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까지는 마세요, 이게 의외의 복병이다 반스 입어본 분들 중에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뒤꿈치 까지는 거 어떻게 하냐"예요.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하나는 반스 전용으로 나오는, 뒤축에 덧대는 쿠션 패드를 사서 딱 그 부분만 보강하는 거. 이게 신발 모양을 망가뜨리지도 않고 잘 붙어 있어서 한철은 버텨줘요. 두 번째는 의외로 양말인데, 여름에 발목 양말 신을 때 레이온이나 부드러운 면 소재로 하면 땀이 차도 마찰이 덜해요. 절대 파일 양말 같은 거친 소재로 신으면 안 됩니다. 그건 정말 작은 돌멩이가 양말에 박혀서 계속 문지르는 느낌이라 몇 걸음 못 가서 피 보는 수가 있어요. 저는 이 방법으로 세 켤레를 길들였는데, 길들인 뒤의 그 적당히 늘어난 캔버스가 발을 잡아주는 쾌감은 다른 스니커즈에서는 맛보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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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을 말하자면, 날 것 그대로의 맛을 살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스는 당연히 올드스쿨이고, 컬러는 블랙/화이트 클래식이에요. 근데 이 신발 진짜 이상한 게, 깔끔하게 차려입은 룩에 매치하면 의도하지 않은 촌스러움이 나와요. 반스는 오히려 살짝 빈티지 워싱 된 데님에 낡은 듯한 코튼 티셔츠 입고, 가방은 무채색 에코백 정도가 어울립니다. 너무 깨끗하고 모던한 아이템이랑 조합하면 10년 전 유행 복사해 놓은 것처럼 돼버려서... 그래서 전 반스 신는 날은 의도적으로 바지 밑단을 살짝 접어서 복숭아뼈를 드러내는데, 그때 신발 옆면의 재즈 스트라이프가 확 보이면서 캔버스화 특유의 '비어있는 것 같은' 라인이 멋스러워지거든요. 뭔가 일부러 덜 꾸민 듯한 치밀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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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센틱과 올드스쿨, 고민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것도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발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으면 그냥 올드스쿨 가세요. 어센틱은 신발 끈 조절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 신발이 발을 윽죄는 느낌이에요. 저처럼 발볼이 보통인데도 어센틱은 처음에 신을 때 옆 솔기가 너무 아파서 집에서 양말 두 겹 신고 길들이기 했어요. 올드스쿨은 가죽 스트라이프가 측면을 잡아줘서 좀 더 발 형태에 맞게 늘어나는 느낌이고요. 근데 반스 특유의 그 얇은 혀 때문에 발등이 조이는 건 두 모델 다 비슷하니, 신발 끈을 아예 풀어서 한 번 다시 꿰는 걸 추천드려요. 마지막 구멍까지 안 쓰고 살짝 루즈하게 묶어도 발이 신발 안에서 놀지 않아서 괜찮더라고요.
사실 반스에 대해 쓸 얘기가 너무 많은데 글이 길어졌네요. 가죽으로 나온 콤피쿠시 라인은 또 완전히 다른 신발이라 그것도 나중에 기회 되면 따로 써볼게요. 요즘 날씨에 신기 딱 좋아서 고민 중이신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다들 반스 하나쯤은 신어보셨을 것 같은데, 혹시 길들이기 꿀팁 더 있으시면 댓글로 풀어주세요. 저는 최근에 뮬 신다가 발등 까져서 멘탈 나간 에디터의옷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