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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린 셔츠, 그냥 평범한 면 셔츠랑 절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빈티지록셔리·1일 전·조회 44
안녕하세요, 요즘 같은 간절기에 참 애매한 게 소재 선택인데, 저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옷의 기본기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년 봄에 우연히 일본에서 들여온 80년대 아카이브 포플린 셔츠 하나를 손에 넣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좀 빳빳한 면 셔츠'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입으면 입을수록 이게 참 묘하게 고급스러워서 한참 공부를 했죠. 포플린이라는 게 평직 면이지만 가로사보다 세로사가 더 가늘고 촘촘해서 표면에 미세한 골이 지는 게 특징이라, 같은 흰 셔츠라도 무광에 가까운 옥스퍼드나 트윌과는 결이 다르더라고요. 올드 브룩스 브라더스나 차르베 같은 데서 60~70년대에 만들었던 포플린 셔츠를 만져보면 알 수 있는데, 수십 년이 지나도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랑 목 깃이 무너지지 않는 탄력이 살아있어요. 관리할 때 꼭 기억하셔야 할 건, 이 소재는 물에 불리면 진짜 얄짤없이 쭈글쭈글해지니까 손세탁 후 절대 짜면 안 되고, 그늘에서 물기를 빼서 반쯤 말랐을 때 손바닥으로 살살 펴주면서 폴을 정리하는 게 서너 번 다림질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특히 칼라 안쪽 심지가 녹아내리지 않도록 높은 온도 스팀은 피해주시는 게 좋아요. 솔직히 요즘 나오는 수입산이 3만원대라 해도 흉내 못 내는, 한 철 입고 버리는 게 아니라 몇십 년 곁에 두는 셔츠의 품격은 이 소재에서 나온다고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