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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 꿀팁

디스이즈네버댓 맨투맨·후드 입어보고 느낀 점 (feat. 가성비와 핏의 미묘한 줄타기)

에디터의옷장·1시간 전·조회 43

아... 이거 진짜 살까 말까 몇 달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세일 기간 겹쳐서 큰맘 먹고 주문한 디스이즈네버댓 제품들 입어본 후기예요. 저는 원래 스트릿 계열 브랜드에서 로고 플레이가 지나치면 좀 질리는 편인데, 이 브랜드는 묘하게 자꾸 눈길이 가더라고요. 특히 그 무채색 베이스에 절제된 타이포그래피, 90년대 아카이브 감성... 제가 정확히 고등학생 때 입었을 법한 그 느낌을 현대적인 실루엣으로 풀어내는 솜씨가 꽤 영리하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일단 제 결론부터 말하면, 이 브랜드는 '가성비로 퉁치기엔 애매하고, 프리미엄이라 부르기엔 살짝 모자란' 절묘한 포지션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미묘함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입어보고 알았네요.

  • 먼저 맨투맨 이야기부터 할게요. 제가 산 건 저 유명한 크림 컬러에 스몰 로고 박힌 기본 모델이랑, 시즌 한정으로 나온 그래픽 프린팅 들어간 네이비 모델 두 가지였어요. 받아보자마자 옷을 만졌을 때 느낌은... 한마디로 '의외로 묵직하다'였어요. 요즘 보세 맨투맨들이 흔히 쓰는 얇은 면으로 봉제해서 몇 번 빨면 바로 틀어지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웨이트감 있는 코튼 원단을 썼더라고요. 단면 기모 처리도 그냥 얇게 한 겹 깔아놓은 게 아니라, 안감에서 보풀이 잘 안 일어날 것 같은 짧고 촘촘한 파일링 처리가 되어 있었어요.

  • 그런데 문제는 핏이에요. 이거 진짜 백번 공감할 분들 많을 거예요. 제품 설명에는 '오버사이즈 핏'이라고 되어 있고 실제로 어깨랑 가슴 둘레는 넉넉해요. 그런데 기장이... 기장이 좀 애매해요. 보통 오버핏 맨투맨은 팔 길이도 길고 전체적으로 넉넉하게 떨어지는 느낌인데, 이 브랜드 맨투맨은 밑단이 약간 짧게 크롭된 듯한 비율로 끝나요. 그러니까 상체는 품이 넉넉해서 편한데, 막상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아니어서 레이어드가 좀 까다로워졌어요. 안에 긴 티셔츠를 받쳐 입으면 그 밑단이 밖으로 삐져나와야 균형이 맞는 구조죠. 저처럼 골반이 좀 있고 키가 큰 체형이면, 이 짧은 기장 때문에 옷을 앞으로 잡아당겨서 늘려 입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어요. 특히 바지가 하이웨이스트면 괜찮은데, 로우라이즈나 정사이즈 청바지랑 입으면 허리 라인이 아주 미묘하게 붕 뜨더라고요. 이건 디자인 의도 자체가 90년대 스케이트보드 컬처에서 영감받은 실루엣이라 그런 거라, 이해는 가지만 처음 입는 사람은 반드시 체크해야 할 포인트예요.

  • 후드집업은 또 이야기가 달라요. 이건 맨투맨보다 좀 더 넉넉한 핏으로 나왔고, 후드 부분 설계가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잘 되어 있었어요. 보통 저가형 후드는 캡 부분을 적당히 동그랗게만 봉제해서 뒤집어쓰면 얼굴이 완전 파묻히거나 각이 안 살잖아요. 이 제품은 앞판 쪽에 절개 라인이 들어가 있고 드로우코드 구멍 위치도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어서, 코드를 살짝 당기면 후드가 얼굴 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감싸줘요. 이거 디자인 팀에서 진짜 신경 썼구나 싶었던 부분. 그리고 주머니 플랩이 바깥쪽으로 살짝 튀어나와 있어서 손 넣었을 때 각도가 편했어요.

  • 원단 수축률 관련해서는 좀 할 말이 있어요. 스트릿 브랜드 특성상 면 100%에 기모 처리된 원단은 첫 세탁 후 수축이 거의 무조건 발생하는데, 디스이즈네버댓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특히 제가 산 크림 컬러 맨투맨은 첫 세탁 후에 전체적으로 약간 줄었고, 특히 소매 길이가 눈에 띄게 짧아져서 당황했네요. 네이비 그래픽 모델은 같은 공정으로 만든 것 같은데도 수축이 덜했어요. 원단 염색 과정에서 컬러별로 약간 차이가 생기는 건 이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건 제품 구매할 때 감안해야 하는 변수예요. 건조기 절대 돌리지 말고 찬물에 중성세제로 손세탁 후 그늘 건조하는 걸 진심으로 추천드려요. 저는 에디터 시절에 수많은 샘플을 망가뜨려본 입장에서, 이 브랜드 옷은 특히 관리법이 최종 핏을 좌우한다고 느꼈어요.

  • 가격 이야기로 넘어가면... 여기가 제일 논란이 되는 지점이죠. 이 브랜드 맨투맨이 보통 중저가 스트릿 브랜드 대비 1.5~2배 정도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요. 원단 퀄리티와 봉제, 그리고 브랜드가 지난 몇 년간 축적한 컬처럴 임팩트를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선이긴 해요. 실제로 봉제 마감을 뒤집어서 살펴보면 오버록 처리가 꽤 깔끔하고, 네크라인 리브도 쉽게 늘어나지 않게 이중으로 보강되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이 가격이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건 단순한 로고 플레이가 아니라 좀 더 명확한 실루엣 혁신이어야 한다고 봐요. 예전에 ADLV 맨투맨 후기 쓸 때도 느꼈던 건데, 국내 스트릿 브랜드들이 '오버핏'이라는 이름 아래 어깨랑 가슴만 키우고 기장이나 소매 비율은 대충 처리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디스이즈네버댓은 거기서 반 발짝 정도는 더 나아갔지만, 아직도 그 특유의 크롭드 기장이 호불호를 심하게 가른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100%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코디 팁을 좀 드리자면, 이 브랜드 옷은 결국 '레이어드'에서 답을 찾아야 해요. 짧은 기장을 커버하기 위해 안에 긴 티셔츠를 받쳐 입는 건 거의 필수고, 바지도 되도록 허리 라인이 분명한 하이웨이스트 데님 팬츠나, 밑위가 긴 카고 팬츠 쪽이 훨씬 낫더라고요. 신발도 볼륨감이 좀 있는 스니커즈나 러너 계열이 좋고, 지나치게 슬림한 실루엣의 슈즈랑 매치하면 상체만 붕 떠서 밸런스가 무너져요. 그리고 의외로 미니멀한 테일러드 재킷 안에 이너로 입으면, 그 짧은 기장 덕분에 재킷 밑으로 삐져나오지 않아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효과도 있었어요. 오히려 그걸 노리고 일부러 구매하는 분들도 꽤 있을 거고요.

  • 마지막으로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감상을 덧붙이자면, 디스이즈네버댓은 확실히 국내 스트릿 씬에서 자기만의 문법을 만들어낸 팀이에요. 그냥 서양 하이엔드 스트릿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지루하고 건조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무드가 확실히 옷에 묻어나거든요. 지하철 역 구내 계단, 낡은 학교 복도, 공단 지역의 회색 콘크리트 벽 같은 걸 배경으로 옷을 찍는 룩북 구성만 봐도 그렇죠. 그런데 그 미학적 완성도에 비해 실제 제품 사용성에서 오는 약간의 마찰 — 그 짧은 기장이라든지, 세탁 후 수축이라든지 — 이 부분은 분명히 더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여요. 옷이 예술 작품이 아니라 매일 입고 움직이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디자인 팀이 다음 시즌에는 핏 밸런스에 좀 더 현실적인 조정을 가해주길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래도 이미 세일 기간에 건져놓은 이 네이비 그래픽 맨투맨은, 편하게 집 앞 카페 갈 때마다 손이 가는 걸 보면 기본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자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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