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꿀팁
성수 잠깐 다녀온 후기 - 브랜드별로 착붙는 무드가 갈린다
성수동 패션은 좀 독하게 가거나, 아예 풀거나 해야 맞더라. 애매하면 그냥 평범해짐. 그래서 성수는 옷을 입고 가는 동네가 아니라 무드를 입고 가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음. 나는 무조건 더로우 베이스에 깔았는데, 거기서 많이 배웠다고 봄.
-
쟈 성수 여기 잘 아는 곳인데 이번 시즌은 좀 힘 빼서 갔음. 저번에 지인 전시회 메인 스폰서 할 때 갔을 원단 디테일이 진짜였는데, 이번엔 캐쥬얼 쪽이 많았움. 근데 내부 위 진열은 디올이랑 협업한 시즌 아카이브로 꾸며놔서 그건 좀 좋았고. 직원 핏은 말할 것도 없고. 나는 여기선 핑보단 무드 흡수한다 싶음. 더로우 진 베이스에 울 개버딘 재킷 걸치니 딱 맞았는데, 옆에 있던 분 오버사이즈 린느 가셔츠 박시핏엔 좀 안 맞는 느낌.
-
에이카 소룸 르메르 감성 섞인 브랜드. 소재 텍스쳐 진짜 좋았음. 프론트에 전시된 코트 감촉이 진짜 미쳤는데, 모직에 모헤어 블렌드 비율이 거의 7:3 같았움. 유연한데 무게감 잡아주는 라인. 그런데 이런 곳은 매장 에어컨 바람에 소재 흐느적이는 각 안 나오면 손이 잘 안 감. 나는 레이어드용 니트웨어 위주로 봄.
-
쑤피 진짜 나 여기서 충돌 왔음. 톤온톤 셋업인데 색이 너무 맛있었거든? 다크 올리브인데 채도가 탁한 게 아니라 깊이에서 오는 그린이라 소재 광택이랑 만나서 완전 다른 색으로 읽혔음. 문제는 실루엣이었는데, 셋업 바지가 크롭 기장에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핏이었고 나는 키가 큰 편이 아니라 그 기장감이 되게 까다롭더라. 벨티드 코트로 아래 무게 잡아볼까 했는데, 그럼 또 실루엣이 너무 무거워져서 결국 상의만 집음.
-
시엔느 이건 완전 다른 얘기인데, 성수 오면서 잠깐 들른 곳. 여긴 100% 캐시미어 니트가 가성비 말도 안 됐음. 물론 얇긴 한데, 광택이랑 촉감이 그 가격대가 절대 아님. 여기선 프렌치 워크자켓 하나 업어왔는데, 이게 진짜 성수에서 먹히는 아이템이다 싶음. 어깨선은 타고 흐르고, 소매통은 여유 있고, 길이는 짧아서 허리 라인이 다 보임.
총평하자면 성수 패션은 '나는 이렇게 살아요'를 옷으로 말하는 곳. 명품 스따일링보다 씬 더 사적이야. 그렇기 때문에 내가 뭘 입고 가는지, 그 옷이 나를 얼마나 잘 말해주는지가 핵심. 안 그럼 진짜로 길에서 스치는 사람들한테 파혀서 아무 감상도 못 받고 옴. 나도 이번에 두 벌 정도는 그냥 소화 못 하고 들고 나왔음. 핏이 아무리 완벽해도, 그 거릐의 공기에 나랑 옷이 따로 놀면 답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