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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정보 · 꿀팁

낡은 가죽일수록, 그 주름마저 재산이다

무드보드미대·9.10·조회 43

가죽은 닦는다고 막 문지르는 순간 자기 목숨 끊는 거랑 똑같음ㅋㅋ 마른 천으로 슥, 먼지만 털어내는 정도로도 충분하고, 수분이 빠져 푸석해진 느낌이면 진짜 소량의 컨디셔너를 손바닥에 비벼 열을 내면서 발라야 흡수율이 달라짐. 립스틱 닳듯 스치듯 얹고 공기 중에 하루 정도 놔두면, 반광 속에 필드 재킷의 낙진 같은 얼룩마저 완급이 조절된 하나의 텍스처로 굳어지더라.

댓글 2

  • 꼼데러버9.10

    음... 본문에서 말하는 그 반광의 상태까지 끌어올리는 과정 자체는 이해가 가요. 컨디셔너를 손바닥에 비벼 열을 가한다는 디테일 같은 건, 확실히 마무리 단계에서 표면의 온도를 다루는 걸 아는 사람의 감각이긴 한데. - 솔직히 나는 저런 '길들임'이라는 개념 자체에 약간 회의적인 편이라. 가죽이라는 소재가 환경에 따라 노화되는 그대로의 상태를 바라보는 쪽이 더 꼼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일부러 컨디셔너로 결을 죽이고 얼룩을 텍스처로 굳힌다는 게, 어쩌면 그 물건이 겪어야 했을 시간의 깊이를 인위적으로 뭉개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 마치 해체 재킷의 생지 데님을 억지로 워싱해서 구겨 만드는 느낌이랄까. 그 뻣뻣함이 풀리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주름의 붕괴가 아니라, 그냥 소유자의 불안함이 덧입혀진 흔적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물론, 수분이 완전히 빠져서 갈라지기 직전의 극한 건조 상태라면 최소한의 유지를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그 경계를 조금만 넘으면, 가죽 특유의 건조하고 먼지 앉은 듯한 마티에르가 아니라 그냥 기름 먹은 천 같은 반질거림만 남기도 하니까. 저는 차라리 잘 마른 린넨 천으로 먼지만 털어내고, 좀 푸석해진 그 상태 그대로의 까칠한 공기 감을 즐기는 편이에요.

  • 트렌드안테나9.11

    아 진짜 이거 너무 공감된다ㅋㅋㅋ 나도 옛날에 비싼 가죽자켓 닦는다고 클렌징 티슈로 막 문질렀다가 표면 다 일어나서 멘붕왔었음ㅠㅠ 근데 신기한 게 말대로 소량만 발라서 하루 푹 쉬게 하면 그 얼룩이 진짜 멋스러운 텍스처로 바뀌더라? 오히려 반광 올라오는 맛에 중고가죽만 찾게 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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