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꿀팁
고어텍스... 그 얇은 막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는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그냥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등산복 팔려고 만든 마케팅 용어인 줄 알았음. 근데 빈티지 아카이브 뒤적이다 보면 고어텍스 들어간 90년대 밀리터리 피스들 진짜 장난아니거든. 그때 깨달음. 이건 기술력 싸움이구나 싶더라.
고어텍스가 뭐 특별한 섬유가 아니라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ePTFE)이라는 고분자 필름을 원단 사이에 접합한 3레이어 구조임. 이 필름에 구멍이 1제곱센치당 9억개쯤 뚫려있는데 물방울보다 2만배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 700배 큼. 그래서 비는 못 들어오고 땀은 나가는 거. 근데 이게 그냥 필름 한장 달랑 있는 게 아니라 페이스 패브릭-멤브레인-라이닝 이렇게 붙어서 겉감이 젖으면 통풍이 안 되는 문제도 있고 관리도 개까다로움.
- 세탁: 중성세제만 써야됨. 일반 세제는 발수 코팅 망가뜨리고 섬유유연제는 그 미세한 구멍을 아예 막아버림. 나도 예전에 린스 냄새 좋다고 넣었다가 90년대 미군 이슈 고어텍스 파카 하나 버렸음... 아직도 생각하면 아깝다.
- 건조: 저온 텀블러가 오히려 멤브레인 재활성화에 도움 됨. 진짜야. 너무 바짝 말리면 안 되고 적당히 열 가해주면 발수 기능이 살아난다고. 우리 엄마는 그 얘기 들으면 "옷을 왜 건조기에 돌리냐"고 하시는데 이건 과학이니까.
- 발수 재처리: DWR(Durable Water Repellent)라고 겉감에 코팅된 게 따로 있는데 이게 닳으면 겉이 젖어서 통풍이 안 됨. 스프레이 타입 재발수제로 덧발라주면 됨. 근데 이거 진짜 빡세게 입으면 1년에 한두번은 해줘야됨.
내 경험담 하나 풀자면, 2000년대 초반 아크테릭스 알파 SV 빈티지 하나 건졌을 때 겉감이 물 흡수하길래 망했다 싶었음. 근데 동호회에서 진짜 고인물 형님이 알려주길 DWR 스프레이 뿌리고 저온 건조기 20분 돌리니까 신세계 열림. 겉에서 물이 구슬처럼 맺혀서 굴러떨어짐. 그때 쾌감이란... 그 후로 고어텍스는 그냥 기술 취미 됨ㅋㅋ
근데 사실 요즘 신상 고어텍스는 예전보다 내구성도 훨씬 좋아지고 친환경 멤브레인도 나와서 과거처럼 발수제에 PFC 쓴 제품들보단 덜 민감함. 그래도 나는 왠지 90년대산 특유의 빳빳한 페이스 원단이랑 약간 촌스러운 컬러 조합이 좋더라. 그 시절 디자인은 확실히 실용성에 미쳐있어서 디테일 하나하나가 납득되거든.
아 그리고 짭 조심. 요즘 빈티지 시장에 가품 진짜 많음. 고어텍스 택에 SILVER/REGULAR/PRO 이런 등급 없고 그냥 GORE-TEX만 떡하니 있고 라미네이트 공법도 안 적혀있으면 의심 먼저 해야됨. 특히 밀리터리 라인에 많더라. 내가 작년에 일본 야후옥에서 산 90년대 특전사 고어텍스도 받아보고 멤브레인 까보니까 그냥 TPU 필름;;; 분노의 반품했음.
길게 썼는데 요약하면 고어텍스는 기술이지만 애정 없으면 관리 못함. 근데 한번 맛들이면 다른 방수 소재는 눈에 안 들어옴. 혹시 또 다른 관리 팁 있으면 공유 좀 해줘. 나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