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 · 득템
아미 하트 로고 가디건, 오래 입을 거면 이렇게 고르세요
아미 가디건 한 철 반짝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어느새 3년째 입고 있다. 주변에서도 은근 물어보길래 구매할 때 신경 쓴 지점들이랑 입으면서 느낀 거 몇 개 남겨본다.
일단 나는 블랙에 골드 하트 작은 버전으로 샀고, 사이즈는 정사이즈보다 한 치수 다운했다.
- 소재가 생각보다 탄탄한 편이다. 버진울이 섞여 있어서인지 니트 특유의 처짐이 덜하고 어깨선이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부들부들한 감촉을 기대하면 좀 의외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약간 서걱거리는 표면감이 있어서 오히려 티셔츠 위에 걸쳐도 겉도는 느낌 없이 잘 눌러앉는다.
- 암홀이 넉넉한 편이라 이너 선택 폭이 좁지 않다. 셔츠 칼라 빼서 입어도 되고, 저지 소재 긴팔 받쳐도 된다. 근데 이게 체형에 따라서 빈약해 보일 수도 있는 지점이라, 나는 원래 입는 것보다 한 사이즈 줄여서 숄더 라인이 살짝 안으로 잡히게 맞췄다. 루즈한 니트 특유의 "옷에 내가 입혀진" 느낌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사이즈 다운 고려해볼 만하다.
- 하트 로고는 생각보다 튀지 않는다. 블랙 바탕에 골드 자수라 빛 반사 있을 때만 살짝 포인트 잡히는 정도. 그냥 지나가면 블랙 베이직 가디건으로 보인다. 이 브랜드가 주는 과시적인 인상이 부담스럽다면 무채색 계열 작은 로고로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그리고 이거 의외로 손이 많이 간다. 드라이 추천이긴 한데 울샴푸로 손세탁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건조기 절대 금지. 내 거는 첫 해 실수로 건조기 한 번 넣었다가 소매 끝단 리브가 살짝 죽었다. 그 이후로는 세탁망에 넣어서 탈수 살짝만 돌리고 평건조한다. 보풀은 일단 아직까지 없다. 적어도 내 거 기준으로는 3년 입어도 멀쩡한 편.
가격은... 뭐 할 말이 없다. 비싸다. 이 가격이면 더 좋은 원단으로 만든 니트 브랜드 분명히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찾는 건 결국 저 작은 하트 하나 때문이겠지. 그걸 내가 소비할 만큼 이 디자인에 끌리는지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게 좋다. 나는 우연히 세일할 때 겹쳐서 샀는데, 정가였으면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뭐 아무튼, 사고 나서 "특별히 좋은 옷"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그냥 매일 아침 손이 가는 옷이 됐다는 점에서 이 옷의 성질을 말해주는 것 같다. 화려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이상하게 무난하지는 않은 그 애매한 경계에 있다. 아미라는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가디건보다는 맨투맨이나 셔츠부터 들이는 편이 더 쉬울 수도 있겠다 싶다.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도 되고, 이미 입고 있는 사람은 관리 팁 정도 나눠줘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