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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하울 · 득템

이번 시즌 첫 셋업, 결국은 중후한 네이비 울 크레이프로 귀결됐습니다.

빈티지록셔리·2시간 전·조회 41

요즘 아침저녁으로 꽤 선선해지긴 했지만 낮엔 또 태양이 제법 따가워서 도무지 감 잡기가 어려웠는데, 이럴 때일수록 셋업의 힘을 새삼 느끼는 중입니다. 이것저것 레이어드 고민할 필요 없이 아침에 우아하게 꺼내 입기만 하면 실루엣이 완성되니까요. 사실 이번에 들인 건 오래된 영국 숍의 데드스탁 원단으로 소량 제작된 네이비 울 크레이프 셋업인데, 보자마자 직물의 표면에 은은하게 서리 낀 듯한 질감과 어깨 라인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90년대풍 드레이프에 제대로 마음을 뺏겨 버렸어요. 요즘처럼 흔한 슬림핏이 아니라 여유 있는 품 안으로 실크 블라우스를 흘러내리듯 입으니, 절제된 관능미랄까, 딱 그 시대 헤리티지 무드가 묻어나더군요. 이런 원단일수록 시간이 지나 내 몸에 맞춰지는 붙임새를 기대하는 맛이 더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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