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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하울 · 득템

크록스 신상 푹신이 라인, 요즘 이거 신다가 진짜 웃겼던 썰 풀어봅니다.

에디터의옷장·1시간 전·조회 21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크록스 클래식 라인만 열 몇 켤레 신어본 사람인데 이번에 새로 나온 푹신이 라인... 이거 진짜 별걸 다 넣었더라고요.

  • 발볼이 평균보다 약간 넓은 편이신 분들이라면 이거 그냥 '신앙' 수준으로 모셔도 됩니다. 원래 클래식도 불편한 건 아닌데, 딱 발가락 쪽 가죽? 아니 그 플라스틱인가, 암튼 그 소재가 굽이 살짝 있는 디자인 때문에 발가락 위를 누르는 느낌이 은근 있었거든요. 근데 이 푹신이는 쿠션 자체가 바닥에만 들어간 게 아니라, 상단 안쪽 스트랩 연결부까지 완전히 덧대놔서 발등 닿는 느낌이 '서걱' 거리는 기존 느낌이 아니고 '퐁신'입니다. 진짜 이 단어가 딱이에요.

  • 그리고 제가 초반에 웃었던 썰이 있는데, 이거 첫 신고 나가던 날 하필 오전에 비가 살짝 와가지고 바닥이 젖어있는 상태였어요. 크록스 신으신 분들은 아실 텐데, 밑창 다 닳은 클래식으로 대리석 바닥 밟을 때 그 아찔한 스케이팅 감각 있잖습니까. 근데 이 푹신이는 밑창 패턴을 아예 새로 파서 배수로 같은 느낌으로 홈을 깊게 팠더라고요. 그래서 물 고인 바닥에서도 접지력이 장난 아니에요. 지하철역 계단 내려가다가 두 번 정도 넘어질 뻔하다가 살아났는데, 알고 보니 신발이 살린 거더라는... 그런 역사 아닌 역사가 있습니다.

  • 디자인 얘기로 넘어가면, 이번에 나온 컬러 중에 '블론'이라고 하는 베이지 계열이 있는데 이게 진짜 압권이에요. 기존 화이트 계열은 좀 형광 기가 섞인 밝은 느낌이라서 양말 신으면 약간 급식룩 느낌이 강했거든요. 근데 이 블론 컬러는 톤 다운된 아이보리라서, 검정 양말에 매치해도 발이 둥둥 떠 보이지 않고 묻어가요. 차라리 좀 빈티지한 데님 진에 신으면 신발 자체가 완전히 '헤리티지 무드'로 전환됩니다. 절대 플라스틱 슬리퍼로 안 보여요. 원래 크록스는 실루엣 때문에 양말이 중요하잖아요? 이 컬러는 두꺼운 워셔블 니트 소재 양말이랑 신으면, 캠핑장 감성 그 이상입니다.

  • 사이즈 팁 하나 드리자면, 이 푹신이 라인은 '통굽'을 미친 듯이 높여놨어요. 거의 6c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뒤꿈치를 확 올려놓다 보니까 발이 앞으로 자연스럽게 밀리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260mm 신는데 이건 270mm로 올려서 신었습니다. 이렇게 올려 신으니까 앞 코에 발가락이 안 닿으면서도, 뒤꿈치 스트랩을 올려 잠그면 오히려 발이 신발 안에서 겉도는 느낌이 없어요. 근데 이 뒤꿈치 스트랩도 안에 푹신한 패딩이 붙어있어서, 기존처럼 맨발로 오래 걸으면 까지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진 않더라고요. 진짜 이 부분에서 감동받았습니다.

  •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 신발 하나 때문에 다른 신발들 러프하게 신기가 싫어졌어요. 운동화 끈 묶는 게 귀찮아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여름에 비 오고 난 직후에, '대충 신발 신어야 하는데 더럽긴 싫고' 하는 그런 계산적인 순간에 이거만 한 게 없네요. 무조건 얇은 레인 코트에 쇼츠 입고 신으면 되거든요.

  • 다만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이 통굽이 너무 높아서 운전할 때 악셀 감각이 좀 둔해져요. 제 차가 경차라 페달이랑 거리감이 애매해져서... 출퇴근용으로 신으시는 분들은, 운전할 때만 잠깐 슬리퍼로 갈아 신는 센스가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무게가 미세하게 무거워져서, 계단 오르내릴 때 발목에 뭔가 모래주머니 찬 느낌 살짝 들어요. 클래식 라인 워커 신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이번 시즌 크록스는 그냥 '편한 신발'이 아니라 '일부러 신는 신발' 영역까지 넘보는 것 같아서 무섭네요. 가격도 클래식 라인보다 조금 올랐지만, 저렴한 가죽 샌들 한 번 사는 값에 쿠션감은 훨씬 위니까... 발 피곤한 게 싫은 분들이라면 그냥 질러도 후회 없을 거예요. 그럼 저는 신발 하나 더 사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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