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 · 득템
반스 프리미엄 슬립온 글레이즈드 진저 차콜, 일주일 신어본 소감
얼마 전에 반스 매장 갔다가 우연히 집어온 모델 하나 후기 남겨본다. 평소엔 올블랙 어센틱만 돌려 신는데, 이번 왠지 저 베이지 아웃솔이 눈에 들어와서.
- 모델명 대충 보니까 프리미엄 슬립온 글레이즈드 진저였나.
- 어퍼는 진저 브라운이라는데, 실물은 진저라기보단 그냥 탁한 차콜 브라운에 가깝다.
- 무채색 계열로 보기에 무리 없는 톤. 애초에 난 블랙/그레이/차콜 아니면 안 사는데, 이건 차콜 팬츠에 올려도 괜찮더라.
어퍼 소재가 글레이즈드 가죽이라 일반 캔버스랑 질감이 완전히 다름. 광택이 은은하게 도는데, 싸구려 반짝임 아니고 적당히 눌린 듯한 광이라 차분한 느낌. 이게 은근히 셋업이랑 붙였을 때 텍스처 차이로 포인트가 생김. 올블랙 업에 신으면 신발만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톤은 이는데 재질감으로 층이 나뉘는 그런 계산이 되는 거지.
- 아웃솔은 베이지 러버. 이게 진짜 관건이었음. 블랙 솔이었으면 안 샀을 거다.
- 베이지 솔이 밑단에서 툭 끊어주니까 너무 무겁지 않고, 발목 라인이 좀 더 또렷하게 읽힘.
- 차콜 와이드 팬츠 기장이 발목 위로 살짝 떠서 신발 전체가 드러나는 핏인데, 솔 이 너무 진하면 답답해 보이더라. 이건 그레이 양말이랑도 잘 붙음.
착화감은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틀은 뒤꿈치 쪽 가죽이 단단해서 약간 까질하긴 했음. 두꺼운 양말로 길들여야 했고. 근데 일주일 지나니까 가죽이 살짝 늘어나면서 발등 전체를 감싸는 핏으로 바뀜. 슬립온 특유의 헐렁함 없고, 발볼 중간 잡아주는 텐션이 꽤 정교하게 남아있더라. 쿠션은 프리미엄 라인 인솔 들어가서 일반 어센틱보다 확실히 두꺼움. 딱딱한 창 감각은 거의 없음.
실루엣 얘기를 좀 하자면, 이 모델은 토캡 부분이 짧고 둥글어서 발이 답답해 보이지 않는 선을 타고 있음. 내가 원래 운동화도 발볼 좀 있는 타입이라 캔버스 류는 신발이 길어 보이는 경우 많은데, 이건 코가 짧아서 시각적으로 발 길이가 축소되는 효과가 있음. 그래서 와이드 팬츠랑 붙였을 때 발이 좀 더 정리돼 보임. 참고로 난 발볼 넓은 편인데, 처음에 딱 맞는 느낌이었고 일주일 후엔 위에 말한 대로 적당히 자리 았음.
반스는 보통 올블랙 셋업에 무난하게 붙는 아이템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건 솔 색깔 하나로 그 무난함에서 살짝 비껴간 느낌. 덕분에 무채색만 입는 사람 입장에선 오히려 쓸 구간이 늘었음. 블랙 셋업엔 좀 심심하고, 차콜 셋업엔 이게 딱 받쳐줌. 그레이 업에도 괜찮고, 여름에 화이트 티 한 장 걸쳐도 베이지 솔이 받쳐주니까 답답하지 않고.
가격대는 프리미엄 라인 답게 일반 어센틱보단 좀 나가더라. 그래도 이 정도 소재랑 마감이면 합리적이라 봄. 데일리로 신으면서도 과하게 캐주얼 안 가고, 셋업에 묻히지도 않고 애매하게 튀지도 않는 그 위치.
결론: 무채색 계열 셋업 자주 입는데 립온 하나 더 필요하면, 블랙 솔 말고 이쪽도 쓸 만하다. 특히 차콜 팬츠랑 조합이 진짜 깔끔해서 요즘 거의 이 조합만 신고 나감. 발목 라인 정리되는 맛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