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 · 득템
COS에서 건진 후드집업, 소재 진짜 맘에 들어서 길게 후기 풀어봄
며칠 전에 우연히 매장 들렀다가 그냥 눈에 들어온 애가 있었음. 후드집업. 솔직히 올해 봄 후드집업 하나쯤 사볼까 했는데 딱 타이밍 맞았고. 색도 내 취향에 너무 가까워서 그 자리에서 입어보고 바로 데려옴.
일단 색 얘기부터 해야겠다. 요즘 내가 완전 톤온톤에 꽂혀서 상의 하의 같은 계열로만 입는데, 이번에 산 건 오트밀 비슷한 아이보리 계열. 정확히 말하면 크림에 가까운데 노란끼가 거의 없어서 차분함. 화이트처럼 차갑지도 않고 베이지처럼 누렇지도 않은 그 사이 어딘가. 진짜 톤 잡기 어려운데 이건 잘 잡았다 싶었음.
소재 얘기 안 할 수가 없음. 면 100인데 그냥 면이 아님. 약간 드라이한 터치감에 표면이 매끄럽고, 안쪽은 기모가 아니라 그냥 부드러운 파일 조직으로 되어 있음. 기모 후드집업 특유의 그 복슬복슬함 없어서 실루엣이 훨씬 깔끔하게 떨어짐. 요즘 후드집업들 안에 기모 넣고 두껍게 나오는 거 많은데 그런 거 절대 아님. 얇은데 밀도가 있어서 축 쳐지지 않는다. 이게 핵심.
- 착용감 : 어깨랑 소매 통이 적당히 여유 있는데 몸판은 과하지 않게 떨어짐. 뒤에서 봤을 때 엉덩이 반쯤 덮는 기장이라 레이어드 안 해도 답답해 보이지 않음.
- 후드 디테일 : 후드帽 쪽 스티치가 겉으로 안 드러나게 접혀 있어서 군더더기 없음. 끈은 같은 색상으로 넓적한 면 끈이라 이질감 없고.
- 지퍼 : 은색 메탈인데 광택 세지 않아서 전체 톤 깨지 않음. 지퍼 올렸을 때 턱에 닿는 부분 천으로 한 번 더 감싸서 깔끔하고 까슬거림 없음.
입어보고 바로 느낀 건, 이거 르메르 후드집업 느낌 비슷하게 내려고 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결이라는 거. 가격대는 당연히 르메르보다 훨씬 낮음. COS 답게 적당한 수준. 이 정도 소재감에 이 가격이면 합리적이라 생각함.
관리 얘기 좀 하자면, 진짜 이거 다들 간과하는데 얇은 면이라도 드라이 터치감 있는 애들은 세탁기 돌리면 바로 결이 틀어짐. 한 번 물 먹고 건조기 열 받으면 그 매끈한 표면감 다 죽고 뻣뻣해지거나 보풀 일어나기 쉬움. 나도 작년에 비슷한 소재감 셔츠 하나 망가뜨리고 나서 깨달았음. 무조건 찬물 손세탁하거나 드라이 맡길 생각임. 소재 망가지면 이 후드집업 의미 없음. 핏의 70%는 소재에서 나오니까.
그리고 보관할 때 옷걸이도 어깨뽕 없는 넓은 옷걸이 아니면 어깨선 다 망가져서 담시즌에 핏 이상해짐. 이거 진짜 기본인데 다들 놓침. 나는 무조건 코트용 넓은 옷걸이에 걸어둠.
사진은 못 찍었는데 지금 입고 있는데 조명 때문에 색 왜곡돼서 차마 올릴 용기가 안 남. 다음에 자연광에서 찍히면 그때 인증샷 올릴게.
결론은, 소재랑 톤 예민한 사람한테 강추다. 유니클로U 후드집업도 괜찮은데 COS가 확실히 디테일에서 한 수 위. 대신 관리 귀찮은 거 감수해야 하고. 나는 이거랑 크림진 같이 입을 생각에 요즘 매일 아침 기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