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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하울 · 득템

오래된 아란 니트의 낡은 단추 때문에, 결국 조끼 하나 업어왔습니다.

빈티지록셔리·6.26·조회 17

날이 선선해지니 작년부터 눈여겨보던 니트 베스트를 더는 미룰 수가 없어 들였습니다. 사실 유행을 좇기보다는, 오래 입던 아란 니트 가디건의 단추가 너덜너덜해져서 고민하던 차에 이참에 레이어드 용도로 쓸 조끼를 찾자 싶더군요. 매장에서 딱 꺼내 입었을 때, 램스울 특유의 까끌함보단 오히려 조직감이 살아 있는 촘촘한 케이블 패턴에 손이 갔고, 어깨 라인이 제법 또렷하게 잡혀 있어 그냥 셔츠 위에만 걸쳐도 올드한 무드가 바로 나더라는 후문입니다. 다만 90년대 초반쯤으로 추정되는 빈티지다 보니 밑단 고무줄이 살짝 헤이진 느낌이 있는데, 이게 또 새것 같은 니트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낙낙함이라 저는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기성 브랜드에선 절대 이런 연식의 텍스처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막상 몸에 걸쳐 보면 압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얇은 시어서커 셔츠 위에 걸쳐도 좋고, 겨울엔 두꺼운 울 코트 안에 받쳐 입으면 허리가 훤해서 무겁지 않을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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