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비 오는 날엔 역시 고어텍스… 테크웨어 무드로 입은 오늘 착장
며칠 전에 우연히 홍대 골목에서 2000년대 초반 아크테릭스 베타 LT 재킷을 완벽하게 소화한 분을 봤는데, 그때 느낌이 진짜 묘하더라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테크웨어 하면 고어텍스에 나일론 스트랩 주렁주렁 달고, 마치 곧바로 블랙워터 급류라도 탈 것 같은 완전무장 스타일이 주류였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하드코어함을 좀 덜어내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뉴테크 무드에 꽂혀서 저도 오늘 장마 비 오는 날을 핑계로 한번 꺼내 입어봤습니다. 상의는 그냥 큼지막한 그래픽이 들어간 오버사이즈 코튼 티셔츠였는데, 여기에 약간 루즈하게 떨어지는 라이트 카키 컬러의 카고 팬츠를 매치하니까 정말 별거 아닌 조합인데도 은근히 기능적인 분위기가 살더라고요. 물론 제일 중요한 건 바람막이였는데, 옷장 깊숙한 곳에서 모시던 몇 년 된 옴니테크 재킷을 꺼내 걸쳤더니 소매 끝단의 벨크로 테이프와 가슴 쪽의 작은 지퍼 디테일 하나만으로도 그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목적이 분명한 실루엣이 완성됐습니다. 사실 이렇게 신발까지 은은하게 메탈릭 실버 포인트가 들어간 에어맥스 계열로 깔맞춤하니, 과하지 않은 선에서 ‘아, 이 사람 옷 좀 입는다’ 싶은 느낌을 줄 수 있어서 꽤 만족스러운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