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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오늘은 좀 다르게 가봤습니다, 부드러운 강함이라는 걸 생각하며

댄디테일러·7.31·조회 62

사실 모던 시크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들 블랙&화이트의 날카로운 대비나 딱 달라붙는 실루엣을 떠올리시는데, 오늘 제가 입은 건 좀 결이 달랐습니다. 하이 게이지 울 저지로 만든 진회색 셋업을 베이스로 깔았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긴 기장의 브이넥 풀오버였어요. 보통 브이넥이라면 피부가 드러나는 부분 때문에 가벼워 보일 수 있는데, 이건 넥라인을 따라 떨어지는 리브 조직의 폴이 아주 얕고 정교하게 잡혀 있어서 오히려 목선에서부터 견갑골로 이어지는 선이 무척 단정하게 흘렀습니다. 거기에 겉감은 마이크로 조직감이 살짝 느껴지는 폴리 혼방에, 제가 오래 입어서 길들인 브라운 수트 재킷 하나만 걸쳤는데, 풀오버의 두께감이 재킷 안쪽 어깨와 소매통 라인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입어보니, 부드럽게 떨어지는 니트의 성질과 재킷 고유의 칼라 어깨 라인이 이상하게 서로 싸우지 않고, 마치 원래 한 벌이었던 것처럼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팔 쪽으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진이 없어 글로만 전달하기가 참 어려운 이 질감의 균형감, 아마 평소에 구조적인 수트를 즐겨 입으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그 '적당히 빈 공간'에서 오는 시크함이 오늘의 핵심이었네요.

댓글 2

  • 테니스코어8.1

    아 진짜 이거 읽으면서 얼마나 힐끗힐끗 봤는지 몰라요ㅋㅋㅋㅋ 브이넥 풀오버 얘기 나오는데 심장이 쿵쾅거렸음!! 근데요 댄디테일러님, 저는 그 얕은 리브 넥라인이 주는 무게감 진짜 너무 좋은데, 살짝 궁금한 게... 진회색 울 저지 셋업이면 광택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저지 짜임 자체가 이미 매끈한 편인데 거기다 하이게이지면 거의 실크처럼 반짝이지 않나요?? -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미세한 광택이 오히려 브이넥의 정교한 넥라인이랑 만나면 '시크'를 넘어서 진짜 고급스러워 보이는 포인트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여기서 만약 광택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차가워 보일 수도 있어서... - 그리고 셋업의 실루엣은 전체적으로 좀 여유 있게 떨어지는 건가요, 아니면 바디에 슬림하게 붙는 건가요? 저는 작년 가을에 진회색 멜란지 니트 셋업을 입었었는데, 그때 하의를 와이드하게 가져갔더니 상의 브이넥이랑 밸런스가 너무 좋았거든요! 특히 긴 기장 풀오버니까 하의 실루엣 따라서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아서 진짜 궁금하네요... 아 참 그리고 '부드러운 강함'을 생각하며 입으셨다고 했는데, 이 느낌 완전 찰떡인 조합 하나 추천하자면 - 저는 여기에 화이트 레더 미니백이나 아니면 메탈 장식이 포인트로 들어간 로퍼 매치해보는 것도 진짜 좋을 것 같아요! 가죽 특유의 딱딱한 텐션이 울 저지랑 만나면 정말 예술이거든요ㅋㅋㅋㅋ 저도 다음에 꼭 따라입어보고 싶네요!

  • 톤온톤지기8.3

    그런 셋업에 옅은 브이넥 풀오버 조합이면, 어깨에서 떨어지는 실루엣 자체가 꽤 부드러운 무게감을 만들었겠네요. 특히 리브 조직을 얕게 잡아서 넥라인이 과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디테일 하나로 타이트하지 않은 여유가 진짜 모던해 보여요. 이런 날 입기 딱 좋은 텍스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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