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장마 끝나고 오랜만에 미니멀.
톤온톤지기·8시간 전·조회 17
오늘 진짜 오랜만에 해 보고 나왔다. 이 동네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져서 여름옷에 가벼운 셔츠 하나 걸치기 딱 좋더라.
- 상의: 유니클로U 에어리즘 코튼 크루넥 반팔 티셔츠 (오프화이트). 시즌마다 두세 장씩 사두는 거. 핏이 딱 좋음. 너무 타이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헐렁대지도 않으면서 어깨랑 가슴 라인만 살짝 잡아줘서, 이거 하나 입어도 뭔가 정돈된 느낌 나서 좋아.
- 아우터: COS에서 작년에 산 린넨 블렌드 오버셔츠 (라이트 베이지). 소매가 약간 루즈하게 떨어지고 기장도 살짝 길어서 등이 덮이는 게 포인트. 단추 다 풀고 아우터처럼 걸쳤는데, 이게 소재빨이 진짜 중요하더라. 시중에 파는 저렴한 린넨 셔츠들은 까끌거리거나 너무 구겨져서 없어 보이는데, 이건 면이랑 섞여서 그런지 적당히 빳빳하면서도 광택이 은은하게 돌아서 싸구려 티가 안 남.
- 하의: 르메르 트위스티드 팬츠 (차콜). 이 바지는 진짜 오래 입는다. 살 때는 좀 부담됐는데, 막상 두고 보니 어떤 옷에나 다 받쳐주고 소재가 위빙이 촘촘해서인지 해가 지날수록 맛이 더 살아나는 느낌. 와이드한 핏인데 다리가 휘청거리지 않고 딱 떨어지는 게 신기함. 밑단 한 번 접어서 신었음.
- 슈즈: 미하라 야스히로 니트 스니커즈 (오트밀). 예전에 누가 여기 게시판에서 '요즘 신발은 다 덩어리라서 질린다'고 했는데, 나도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근데 이건 좀 달라. 밑창이 두껍긴 한데 니트 갑피 덕에 발등이랑 발목 라인이 깔끔하게 잡혀서 전혀 둔해 보이지 않음. 오히려 바지 핏이랑 연결됐을 때 실루엣이 더 자연스러워짐.
액세서리는 아예 안 했고, 가방은 그냥 에코백 들었다. 흰색에 검정 타이포 들어간 거.
요즘 미니멀룩이라고 하면 죄다 검정, 흰색, 베이지만 덕지덕지 껴입은 레이어드 천국 아니면 너무 정제된 클린룩만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 오늘 내 기준에서 미니멀은 그냥 '소재와 핏만으로 완성되는 옷'이었다. 딱히 신경 쓴 듯한 포인트 없이도, 어깨에서 팬츠 밑단까지 흐르는 실루엣 자체에 힘을 주는 것.
사실 아침에 옷 고르면서도 약간 고민했던 게, 셔츠 없이 티셔츠만 입으면 너무 심심할까 싶었거든. 근데 집에 있는 얇은 점퍼나 가디건 아무거나 집었다가는 오히려 이 깔끔한 흐름이 깨질 것 같아서 그냥 오버셔츠로 마무리. 여기서 더하거나 빼면 뭔가 애매해졌을 듯.
다들 요즘 같은 환절기에 뭐 입고 다니시나요. 나는 다음 주부터는 니트 좀 꺼내볼까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