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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요즘 같은 환절기엔 결국 무스탕이 답이더라... 길들여놓으니까 천하무적

에디터의옷장·1시간 전·조회 43

밤엔 좀 쌀쌀하고 낮엔 해 쨍쨍한 이 애매한 시기, 다들 아우터 뭐 입고 나가세요? 전 진짜 별짓 다하다가 결국 작년에 야심차게 들여놓은 무스탕 꺼내서 입고 있어요. 아... 이 바보같았던 게, 작년엔 너무 오버해서 입을 데가 없더라고요? 동네 마실 나갈 때 빼곤 장롱 신세였는데 올해는 좀 달라졌어요. 그 무스탕을 가지고 노는 재미를 알아버린 거죠. 그냥 청바지에 티셔츠 받쳐 입는 거 말고요.

  • 길들이기까지의 과정... 그 고통을 아시나요 무스탕 하면 '아메리칸 클래식'이나 '하이웨스트 데님에 무조건 첼시 부츠' 이런 공식이 있잖아요. 근데 저처럼 어깨가 좀 있는 체형이거나, 피부 톤이 노란빛 도는 봄웜톤이면 저 공식이 굉장히 위험해요. 제 무스탕은 좀 짙은 초콜릿 브라운 컬러인데, 예전엔 얘만 입으면 얼굴이랑 옷이랑 따로 놀고, 어깨 위에 뭐 하나 더 얹은 것 같고, 아우터 자체가 저를 압도하더라고요. 그래서 깨달은 게, 무스탕의 저 도톰한 존재감을 어떻게 '내 몸에 안착시키느냐'가 관건이더라는... 제일 좋은 방법은 얘를 '겉옷'이 아니라 '레이어드의 한 축'으로 인식하는 거였어요.

  • 오늘의 착장: 일부러 헤진 무드를 더했다 오늘은 여기에 빈티지한 느낌의 연청 데님 셔츠를 입고, 그 위에 무스탕을 걸쳤어요. 중요한 건 아우터 안으로 '목'이 어떻게 드러나는가인데, 기존의 셔츠 깃을 다 세우는 대신, 좀 바스락거리는 면 소재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맨 후 무스탕 깃 사이로 살짝 넥타이 끝이 보이게 연출했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무스탕 지퍼를 절대 끝까지 안 올린다는 거! 저처럼 목 짧고 얼굴 큰 사람은 공간감이 생명이에요. 무스탕 라펠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면서 넥타이의 실루엣이랑 섞이니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레더의 면적이 시각적으로 분할되는 효과가 나더라고요. 아래는 그냥 기본에 충실한 딥블랙 스트레이트 데님에, 발목에서 살짝 스틸 느낌 나는 블랙 로퍼 신었어요. 양말은 아예 안 신거나, 오히려 립이 두꺼운 하늘색 크루 삭스를 살짝 보이게 해서 발끝에서 의외성을 줬고요.

  • 실패를 통해서 배운 진짜 Tip 한 가지 진짜 조심해야 하는 거... 무스탕 안에 스웨이드나 벨벳처럼 표면 질감이 있는 톱을 받쳐 입는 짓은 제발 하지 마세요. 이건 진짜 제가 눈물 흘리면서 깨달은 건데, 무스탕의 뒷면 스웨이드(혹은 시어링)와 안에 입은 옷의 보풀이 마찰하면서 서로 엉망이 돼요. 특히 털 빠짐이 좀 있는 시어링 무스탕은 안에 검은색 니트라도 입는 날엔... 집에 와서 옷 벗다가 눈물납니다. 돌돌이 신공으로도 해결 안 되는 지경에 이르러요. 그러니 안에는 무조건 매끄럽고 조직이 탄탄한 셔츠나, 광택이 도는 얇은 레이온 소재의 이너를 추천드려요. 봄이라면 약간 광이 감도는 셔츠가 빛에 비치면서 무스탕의 마이크로 광택이랑 대비돼서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여요.

  • 담배색 무스탕에 대한 사견 요즘 다들 블랙 아니면 클래식한 브라운 계열 찾으시는데, 제가 보기에 올리브 계열 피부 톤이면 의외로 담배색 셋업도 과하지 않은 축이에요. 제 친구가 작년 가을에 진한 허니 톤에 가까운 담배색 무스탕을 샀는데, 처음엔 너무 촌스러운 거 아니냐고 자기가 질렀다면서 후회하더라고요. 근데 이 녀석이 하늘색 빈티지 데님이랑 입으니까 어쩐지 70년대 파리 좌파 지식인 같은 분위기가 나는 거예요. 가죽 자체가 너무 새것 느낌이면 좀 촌스러운데, 이게 은근히 자연광 아래서는 체크 남방 하나 걸친 것처럼 편안한 인상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올해 무스탕 도전해보시려는 분들은, 컬러를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고 본인이 평소에 가장 즐겨 입는 이너의 색상 군과 조화를 이루는지 먼저 따져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서리가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팔을 입기엔 또 아닌 이 간극의 계절, 여러분의 곁에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아우터는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전 한동안은 이 녀석이랑 쭉 데이트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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