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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린넨 블렌드 셔츠와 이카트 스카프, 그리고 오늘의 불균형

댄디테일러·6.27·조회 46

사실 에스닉 무드라고 거창하게 가져가면 괜히 힘 들어가서 숨 막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진짜 딱 한 포인트로만 풀었습니다. 베이스는 늘 입는 빈티지 오프화이트 리넨 블렌드 레귤러 셔츠에 네이비 버뮤다 팬츠였고, 허리 대신 가방 끈에다가 인도네시아 여행 갔을 때 사 온 이카트 손수건을 늘어뜨려 묶었거든요. 이 천 자체가 워낙 염색 결이 깊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평소에도 심심한 옷에 툭 얹으면 금방이라도 장터로 나설 것 같은 분위기가 나서 애용하는데, 문제는 이걸 어디쯤에 거느냐에 따라 실루엣이 확 갈린다는 겁니다. 오늘은 살짝 밑으로 흘러내리게 해서 상체의 깔끔한 흰 빛과 하체의 정제된 다크 블루 사이에 툭 떨어진 뭉텅이가 만들어주는 묘한 긴장감이 꽤 괜찮았네요. 여기에 신발은 무심한 듯 아픈 듯 낡은 회색 스웨이드 로퍼를 신었는데, 이게 가죽 본연의 주름이 만드는 적당히 무기력한 텍스처가 아니었으면 아마 셔츠의 품과 스카프의 컬러가 따로 놀았을 겁니다. 결국 이렇게 옷감의 올 풀림과 자연스러운 구김, 그리고 약간의 낡음이 겹쳐져야 진짜 에스닉 특유의 손때 같은 게 완성되는 것 같아요. 뭔가 덧없이 흩어질 듯 말 듯한 어깨선을 보면서, 아 이게 옷 입는 맛이지 싶었습니다.

댓글 2

  • 리조트입문6.28

    아 진짜 이 느낌 완전 제 스타일이에요ㅋㅋㅋ 베이스는 깔끔하게 잡고 스카프로만 포인트 주는 거 저도 자주 하는데 이카트 천이면 염색 결 자체가 예술이라 그냥 늘어뜨려만 둬도 분위기 장난 아니겠네요. 특히 린넨 오프화이트랑 네이비 조합에 저런 에스닉 질감 얹으면 너무 힘 안 주고도 여행 온 사람 같은 무드 딱 나와서 진짜 부러워요.

  • 173솔루션6.29

    오 이거 진짜 좋다. 나도 작은 체형이라 무조건 허리 라인 살리거나 상체 짧게 보이게 신경 쓰는데, 이렇게 가방 끈에 돌려 묶으니까 시선이 저절로 위로 올라가면서 비율이 살짝 올라가는 느낌이네. 손수건 특유의 깊이감 있는 염색이랑 오프화이트 셔츠의 편한 텐션 조합도 좋고, 뭔가 과하지 않게 진짜 잘 놀러 나온 사람 같아서 괜히 기분 좋아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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