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요즘 꽂힌 시티보이 무드, 결국 셋업이 답이더라
요즘 완전 시티보이 무드에 꽂혀서 이것저것 시도 중인데, 결국 돌고 돌아 셋업이 제일 깔끔하더라. 내 기준에 시티보이는 그냥 큰 옷 입는 게 아니라, 실루엣이 슬슬 흘러내리면서도 어깨랑 허리선은 어딘가 딱 잡혀있어야 말이 되는 느낌이라서.
오늘은 차콜 투톤으로 갔다. 상의는 넉넉하게 떨어지는 오버사이즈 셔츠인데, 칼라는 살짝 들어올려서 뼈가 드러나는 선을 의도적으로 만들었고. 소매는 두 번 정도 접었는데 손목 살짝 위로 올라오니까 바지 실루엣이랑 비율 딱 맞더라. 이거 안 접으면 좀 문어처럼 돼서 꼭 접어야 함.
하의는 세미 와이드 슬랙스. 요즘 이것만 입는 듯. 앞에서 봤을 땐 일자처럼 떨어지는데 옆라인은 살짝 A라인으로 빠져서 움직일 때마다 천이 흔들리는 게 진짜 예쁨. 길이는 쿠션 하나 접히는 정도로 했고, 구두 말고 투박한 더비슈즈 신으니까 발등 눌리는 느낌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됨.
색 조합은 그냥 상의 밝은 차콜, 하의는 살짝 더 어두운 차콜로 배치했는데 이렇게 톤만 달라도 입체감이 확 살더라. 악세사리는 블랙 미니멀 벨트 하나만. 시계도 오늘은 그냥 뺐음. 어차피 이 셋업 자체로 완성돼서 뭘 더하면 과할 것 같더라고.
아, 그리고 이 슬랙스 진짜 구김 안 가는 소재라서 하루 종일 앉았다 일어나도 무릎이 안 뜸. 원래 와이드는 소재 못 고르면 한 시간 뒤에 다 무릎 나와서 스트레스였는데, 이건 진짜 신경 안 써도 돼서 편했어.
시티보이 무드 도전하는 사람들은 꼭 셋업부터 맞춰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셔츠 사이즈만 잘 잡으면 밸런스가 대충 맞는 게 아니라 꽤 정확하게 떨어짐. 나처럼 무채색만 주구장창 파는 사람한테는 특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