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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놈코어가 유행이라지만, 결국엔 옷의 기본기 싸움인 것 같아요.

빈티지록셔리·8.18·조회 15

요새 날씨가 정말 답이 없죠. 아침엔 쌀쌀해서 겉옷을 걸쳤다가도 낮엔 그냥 맨팔에 가까워지고. 이런 환절기엔 레이어드가 정답인데, 자칫 과해지면 놈코어 특유의 그 '안 꾸민 듯 꾸민' 정서가 금방 무너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좀 심플하게 갔습니다.

  • 아우터: 네이비 싱글 트렌치. 근데 이게 좀 오래된 거라 어깨선이 딱 떨어지지 않고 살짝 흘러내리는 실루엣이에요. 놈코어 하면 보통 맥코트나 오버핏 자켓 생각하는데, 의외로 올드한 트렌치가 잘 어울립니다. 소매를 한 번 접어서 팔목 살짝 보이게 하니까 그래도 답답해 보이진 않더라고요.

  • 이너: 흰 옥스퍼드 셔츠인데... 문제는 이게 구김 때문에 아침마다 손이 안 가더라도 가게 되는 그런 셔츠예요. 근데 오늘은 그냥 다림질 안 하고 나갔습니다. 일부러 구김 살려서 입으니 오히려 빳빳하지 않고 편안한 인상이 되더라고요. 소재가 좋은 면이라 그런지 구김이 지저분해 보이진 않더군요. 놈코어에 다림질 안 한 셔츠... 이것도 나름 괜찮은 시도였습니다.

  • 하의: 올리브색 치노 팬츠. 이것도 한 4년은 된 것 같은데, 세탁을 거듭하면서 색이 자연스럽게 빠져서 오히려 지금이 제일 예쁜 상태예요. 기장은 복숭아뼈 위로 오게 한 번 수선해둔 거라 밑단이 너무 펄럭이지 않아요.

  • 슈즈: 여기서 고민을 좀 했습니다. 흰 스니커즈는 너무 뻔하고, 로퍼는 요새 좀 과하게 신는 느낌이라... 결국 오래된 스웨이드 첼시부츠 신었는데, 살짝 낡은 느낌이 오늘 같은 무드에선 오히려 안정감 있게 받쳐주더라고요. 맞아요, 결국 발끝에서 무게감 잡아주는 게 완성도더라고요 ㅋㅋ

  • 가방: 캔버스 토트 하나 들었습니다. 가죽이 아니라 천 소재 가방이 놈코어엔 거의 공식 아닌가 싶어요. 저는 여기에 실크 스카프 묶는 건 좀 과하다 싶어서 그냥 맨 상태로 들었어요.

오늘 포인트는 '낡은 듯하지만 낡지 않은' 정도의 균형이었던 것 같아요. 놈코어가 결국 화려한 것보다는 소재나 핏에서 진짜 실력이 보이는 스타일이라... 옷장에 오래 묵은 기본템들 다시 꺼내서 조합해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유행 타는 것들보다 이런 기본기 싸움이 확실히 더 어렵고, 또 완성됐을 때 만족감도 크고요.

다른 분들은 놈코어 입을 때 아이템 뭐부터 고르시는지 궁금하네요. 전 보통 발끝부터 정합니다. 신발 정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느낌이라.

댓글 1

  • 민지에오8.18

    아 진짜 너무 공감되는 글이다 ㅠㅠ 특히 "안 꾸민 듯 꾸민" 정서가 금방 무너진다는 말에 백번 동의..!! 나도 며칠 전에 레이어드 욕심내다가 거울 보니까 완전 과유불급이더라구 ㅋㅋㅋㅋ 어깨선 살짝 흘러내리는 트렌치 완전 내 취향인데..!! 요즘 자라에서도 일부러 오버사이즈로 나오는 거 많던데 오래된 거라 더 자연스럽고 예쁘게 떨어질 것 같아 ㅎㅎ 새 옷에선 못 따라하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 나도 환절기엔 그냥 심플하게 가는 게 답인 것 같아. 어제는 맨투맨에 청바지만 입었는데도 갑자기 더워져서 낮에 땀 뻘뻘 흘렸다 진짜 ㅠㅠ 이런 날씨엔 옷 욕심 부리기보다 기본템의 힘을 믿어야 해 ㅋㅋㅋ 다음엔 나도 놈코어 도전해볼까 고민 중인데 너 글 보니까 용기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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