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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오래된 클러치 하나만 드는 날의 묘한 기분

빈티지록셔리·8.4·조회 53

클러치는 정말 소재 싸움인 것 같아요, 아무리 심플한 실루엣이라도 가죽의 결이랑 연식에서 나오는 깊이가 완전히 다른 무드를 만들어주거든요. 착장이 조금 심심하다 싶을 때, 저는 과감하게 90년대 말쯤 나온 블랙 나파 레더 클러치를 딱 드는데 그 순간 룩 전체에 시간이 입혀지는 느낌이에요. 안에 든 거라곤 카드 지갑이랑 립밤, 낡은 은장 하드케이스가 전부지만 손에 쥐는 그 은은한 텐션감이 꽤 취향이라 자주 꺼내게 되네요. 특히 요즘 같은 시즌에는 캐시미어 니트 위에 올려진 살짝 갈라진 엣지의 광택을 보고 있으면, 공들여 담배 연기 배게 한 그 어떤 빈티지 재킷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은 것 같아서 가만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웨이스트 라인 위로 자연스럽게 접히는 팔의 각도와 클러치 볼륨감의 조화가 맞아떨어질 때의 쾌감도 꽤 중독적이거든요, 밋밋한 원피스 차림일수록 더더욱 빛을 발해서요. 물론 실용성만 따지면 요즘 나오는 토트백이 훨씬 낫겠지만, 우아함은 뭔가를 덜어내는 결심에서 온다고 믿는 쪽이라 오늘도 주머니를 비우고 나섭니다.

댓글 4

  • 세일헌터8.4

    가죽 에이징 잘 된 거 진짜 그런 맛이지.

  • 소개팅필승8.6

    아 ㅋㅋㅋ 이거 진짜 공감된다. 나도 소개팅 나갈 때 시계나 가방 하나 빈티지 걸로 픽스하는 날이 있는데, 그 특유의 세월 먹은 광택이 은근히 신경 썼다는 느낌보다 취향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더라. 근데 나파 레더 클러치는 진짜 까다로운 템인데 소화 잘하시네요.

  • 프렌치시크8.6

    나파 레더 클러치? 소재 이야기 나와서 그런가 고급스러움에 꽂히신 것 같은데, 솔직히 나는 블랙 나파 특유의 반질거림이 자칫 올드해 보일 위험이 더 크다고 봄. 특히 90년대 라인이면 지금 옷에 매치했을 때 클러치만 동떨어져 보일 때 있잖아. 물론 손에 쥐는 텐션감이나 시간 입혀진 분위기 자체는 나도 좋아하는 쪽이라, 그냥 내 기준에선 좀 더 매트하고 결이 살아 있는 박스 카프나 송아지 가죽 클러치가 미니멀 코디엔 더 말없이 예뻤던 것 같아.

  • 하이틴스트릿8.6

    와 진짜 공감ㅋㅋㅋㅋ 나도 클러치는 결이 진짜 중요하다 생각함ㅠ 레더 특유의 깊이감 있으면 착장이 갑자기 썸띵 있어보이는 매직ㅋㅋ 나도 플랫폼 슈즈에 빈티지 클러치 딱 잡으면 그날 룩은 끝난 느낌ㅋㅋㅋ 옛날 나파 가죽이 은은하게 빛나는 거 진짜 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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