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데님 반바지, 나이 들어서야 제대로 입는 법 알았다
솔직히 데님 반바지는 한여름에나 꺼내 입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다르더라. 5월부터 슬슬 꺼내 입으면서 느낀 건, 이게 생각보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쓸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거.
내가 제일 애정하는 조합은 워싱 살짝 빠진 미디엄 블루 데님 반바지에 하얀 옥스포드 셔츠다. 여기서 포인트는 셔츠를 넣어 입는건데, 너무 펑퍼짐하게 넣으면 군화 느낌 나니까 실루엣 잘 잡아주는 벨트 하나 꼭 해야 되더라. 난 브라운 레더 벨트에 위빙 디테일 살짝 들어간 놈으로 했는데, 이게 상의랑 하의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
- 셔츠 소매는 두 번 접어서 7부 느낌
- 벨트는 가죽 질감 좋은 걸로, 버클은 너무 크지 않은 걸로
- 신발은 스웨이드 로퍼나 캔버스 스니커즈. 개인적으로는 로퍼 쪽이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발목이 드러나는 데님 반바지 특성상 로퍼가 다리를 좀 더 길어 보이게 잡아주는 느낌.
예전에는 반바지 입을 때 무조건 티셔츠에 스니커즈였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오히려 셔츠나 린넨 자켓 같은 거랑 입는 게 더 편해졌다. 체형이 마른 편이라 캐주얼하게 풀면 진짜 볼품 없어 보이거든. 근데 셔츠 칼라로 목선 잡아주고 벨트로 허리 라인 딱 정리하면 적당히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데님 반바지 고를 때 기장이 진짜 중요하다. 무릎 위로 5-7cm 정도 오는 길이가 가장 무난하고 클래식해 보이더라. 너무 짧으면 피서 온 느낌이고, 무릎 덮으면 그건 그냥 반바지가 아니라 통 넓은 칠부 바지 같아서 애매해.
아, 그리고 양말도 신경 좀 써야 한다. 내 경우엔 발목 양말에 로퍼 신는 걸 기본으로 하는데, 여기에 린넨 자켓까지 걸치면 꽤 단정한데 헐렁하지 않은 그 지점이 나오더라. 친구가 보더니 컨트리클럽 갈 거냐고 놀리긴 했는데, 그거면 된 거다.
나중에 시간 나면 베이지 코튼 팬츠랑 데님 반바지 매치 비교해서 글 한번 올려보겠다. 사실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라 내 스타일을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하거든.
여름 준비하는 친구들 있으면 지금부터 벨트랑 로퍼 정도는 장만해둬라. 본격적인 더위 오면 귀찮아서 그냥 아무거나 입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