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크로스백 하나로 실루엣 살리는 법 (173의 생존기)
와 진짜 크로스백 살 때마다 고민이었던 게 뭐냐면... 끈 길이 조절 안 되는 모델 걸리면 그냥 골룸됨ㅋㅋㅋㅋ 내 키가 애매해서 그런지, 기본 세팅된 길이로 메면 가방이 엉덩이 아래까지 툭 떨어져서 상체만 더 짧아 보이고 비율 진짜 박살나거든요. 근데 이번에 건진 놈은 진짜 대박임.
일단 가방 자체는 유니클로에서 나온 그 달랑달랑한 크로스백인데, 진짜 별 거 없음. 근데 내가 꼽은 포인트는 '끈 길이'랑 '어깨 라인'이었음. 줄을 최대한 짧게 당겨서 가방이 명치랑 배꼽 사이, 거의 흉곽 옆구리에 붙어있게 만드는 게 핵심임. 이렇게 하면 상대방 눈이 자연스럽게 상체 중앙으로 몰려서 하체 길이가 덜 부각됨ㅋㅋㅋ 원래 키가 작으면 액세서리가 아래로 처지면 처질수록 다리가 짧아 보이니까 무조건 올려 잡아야 됨.
- 상의: 좀 오버한 반팔 니트 입었는데, 어깨선 살짝 떨어지는 넉넉한 핏이라 가방끈이 어깨를 타고 내려오는 라인이 더 또렷하게 잡힘. 여기에 크로스백이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니까 상체에 '/ ' 이런 사선이 생기면서 뭔가 정리된 느낌? 그냥 늘어지는 실루엣이 아니라서 좋았음.
- 하의: 여기가 진짜 중요한데, 나는 무조건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입음ㅋㅋㅋ 발목 살짝 덮는 기장에 허리선이 배꼽 위로 딱 올라오는 바지. 크로스백을 명치까지 당겼으니까, 바지 허리선이 그 아래로 쭉 이어지면서 '가방 밑으로는 전부 다리' 같은 착시가 생김. 안 그러면 진짜 오리처럼 짧아짐.
- 신발: 깔창 깔린 레더 로퍼 신었는데, 바지 밑단이 신발 위로 살짝 걸쳐지도록 기장 조절하는 건 기본이고.
색 조합은 그냥 무채색으로 깔끔하게 가져갔음. 가방이 진회색에 바지가 검정, 상의가 아이보리였는데 이렇게 상의를 밝게 해두니까 시선이 더 위로 쏠리는 느낌이더라고요. 만약에 가방이랑 상의 색이 둘 다 어두우면 그냥 덩어리 돼서 상체가 답답해 보임... 나는 그거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밝은 톤 위주로 고름. 진짜 사진 올리고 싶은데 얼굴 나올까 봐 못 올리는 게 슬픔ㅋㅋㅋㅋ
결국 크로스백은 '어떤 걸 메느냐'보다 '어디에 걸치느냐' 싸움인 거 같음. 끈 길이 조절 안 되는 크로스백 사면 그냥 인형 옷 입은 느낌이라 저는 무조건 매장 가서 길이 조절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여러분도 집에 있는 크로스백 한번 끈 짧게 당겨서 명치 아래로 붙여보세요. 같은 옷인데 거울 보면 진짜 딴 사람 서 있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