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옥스포드 구두 진짜 계륵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신어야 안 촌스럽더라 ㄹㅇ
아 ㅋㅋㅋ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옥스포드 구두 진짜 사놓고 한 철 신고 봉인했던 사람 여기 또 있음.
왜냐면 진짜 어렵잖아. 막상 사서 신으려면 너무 정장 같은 느낌 나고, 특히 검정 기본 옥스포드 같은 날에는 교복에 깔창 깔아 신는 구두 같고 그 꼴을 내 발이 연출하고 있자니 진짜 현타 씨게 왔었음.
근데 요즘 SNS에서 릴스 좀 돌려보니까 완전 물 건너간 아이템인가 했던 옥스포드가 갑자기 또 슬금슬금 올라오더라고? 특히 빈티지 멋 내는 애들 사이에서? 아 이거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싶어서 나도 이번 주말에 나름 연구 좀 해봤음 ㅋㅋㅋ 결론은 뭐냐면, '깔끔한 놈을 일부러 헤집어 신는다'는 느낌으로 가니까 진짜 신세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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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바지 핏이 진짜 생명이다. 예전에 내가 스키니에 옥스포드 신고 동네 양아치 같았던 흑역사가 있는데, 이제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발목에서 딱 떨어지는 일자나 세미 와이드 핏이 거의 정답. 특히 바지 밑단이 구두 앞코를 살짝 덮을 듯 말 듯한 길이가 제일 예뻤어. 코 부분 한 1~2cm 정도 보일까 말까? 그 정도의 여유가 진짜 '센스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줌. 밑단이 너무 넓으면 구두가 삼켜져서 그냥 구두코만 툭 나온 쥐며느리 같고, 너무 짧으면 복학생 패션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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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은 무조건 블랙이나 진한 초코 브라운이 답인 것 같아. 예전에 트렌드였던 투톤 옥스포드? 솔직히 그건 이제 클래식한 수트 아니면 좀 아재 느낌 나더라. SNS에서 빈티지 옥스포드 찾는 애들 보면 신발 자체에 광이 좀 죽어 있고, 굽도 완전 쨉쨉이 교복 구두 굽 말고 통굽에 가까운 묵직한 느낌을 많이들 찾더라. 나도 수제화 깔창 깔린 거 하나 중고로 업어왔는데, 광 좀 죽이니까 진짜 새내기 비서룩에서 완전히 벗어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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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신경 진짜 많이 써야 한다. 내가 이걸 왜 이제 깨달았는지 모르겠는데, 흰색 스포츠 양말 신고 구두 신은 내 모습… 진짜 끔찍했다. 발목 양말도 안 되고, 진짜 애매한 무지 무릎 양말도 별로임. 우리가 생각하는 그 흰 양말은 완전 별개의 영역이더라고. 차라리 아예 굵은 골지나 립 조직 있는 회색/아이보리 계열 양말을 주름 좀 잡아서 신으면, 그 빈티지한 주름 맛 알지 ㅋㅋ 요즘 그런 거에 꽂혀서 자꾸 만지게 됨. 발목 살짝 위로 올라와서 바지 밑단이랑 구두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게 진짜 꿀조합이었다.
오늘 내 착장은 이렇게 함. SNS에서 주워들은 '오트밀 그레이' 톤온톤을 살짝 써먹었는데, 먹먹한 회색 체크 울 오버사이즈 자켓에 밑에 흰 티 받치고, 진청 빈티지 워싱 세미 와이드 데님에다 진짜 광 다 죽고 적당히 길든 흑니엘 블랙 옥스포드 신었어. 아 진짜 이 색감 조합 미쳤다 ㅋㅋㅋ '먹먹한 회색 톤'이라는 말이 찰떡이네. 그 위에 돈 없어 보이지도 않고, 중고 서점 알바생 같지도 않고, 딱 적당한 시티 보이 감성 뽑더라. 거기에 에코백 하나 둘러메니까 완벽했음.
요즘 3만원대에서도 빈티지 느낌 괜찮은 옥스포드 많이 나오니까, 혹시 신어볼까 말까 고민하는 맵시인 있으면 그냥 박음질이 살아있는 블랙 하나 업어다가 일부러 빡세게 신어봐. 구겨지고 길들여지는 그 맛에 신는 거라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