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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오래된 것들이 만드는 우아함, 오늘은 90년대 헬무트 랭 무드로

빈티지록셔리·1시간 전·조회 26

오늘 아침에 옷장 정리하다가 90년대 말 헬무트 랭 재킷을 한 3년 만에 꺼냈는데, 이거 입으니까 또 느낌이 완전히 살아나더군요. 겉감은 아마 모헤어가 블렌딩된 버진울 같은데, 촉감이 까슬까슬하면서도 손등을 스치면 보풀 하나 없이 미끄러지는 게 아카이브 피스 특유의 그 깊이를 무시 못 하게 하더라고요. 안에 받쳐 입은 건 작년에 도쿄 고후쿠에서 건진 2000년대 초반 질샌더 테일러드 셔츠인데, 칼라가 뼈대 없이도 자연스럽게 세워지는 100수 이상의 촘촘한 면직물이라 허물어질 듯 말 듯한 긴장감을 유지해줘서 재킷이랑 궁합이 참 좋았습니다. 하의는 그냥 501 빈티지에 바짓단 접어서 발목 살짝 드러내는 걸로 마무리했구요. 확실히 요즘 나오는 테일러링보다 어깨 패드 두께나 암홀 파인 각도에서 장인 냄새가 물씬 나서, 입는 내내 뭔가 시대를 거스르는 우아함 같은 게 느껴졌네요. 이런 아카이브 피스들이 가끔은 현대 옷보다 훨씬 더 현대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묘한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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