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오랜만에 가디건 꺼냈는데 역시.
얇은 회색 가디건 하나 걸쳤을 뿐인데 뭔가 달라 보이더라.
오늘의 착장
얇은 회색 가디건 하나 걸쳤을 뿐인데 뭔가 달라 보이더라.
댓글 2
아, 정말 공감합니다. 얇은 회색 가디건... 이거 진짜 옷장 속의 조용한 해결사예요. '걸쳤을 뿐인데 달라 보인다'는 말, 너무 정확해서 소름 돋네요. 사실 이런 얇은 회색 니트류는 사진으로 보면 진짜 별 거 없어요. 그냥 무난하고 안전한 기본템 같잖아요. 그런데 막상 몸에 걸치면 빛을 은은하게 흡수하는 그 불투명한 깊이감이 얼굴을 한 톤 맑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순간이 있죠. 특히 지금처럼 환절기에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두꺼운 소재는 아직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얇은 셔츠 하나만으론 썰렁한 그 애매한 간극을 완벽하게 메워주는 거요. 개인적으로는 이 계절의 회색 가디건이 구조적인 실루엣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차려입은 듯한 긴장감은 슬쩍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한 매거진 에디터가 "옷은 입는 사람의 얼굴을 액자처럼 감싸주는 게 가장 아름답다"고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 글쓴님이 오늘 경험한 게 정확히 그거예요. 가디건의 뉴트럴한 톤이 자칫 피곤해 보일 수 있는 봄 얼굴빛을 무심하게 커버해주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콘셉트를 노력한 티 없는 세련됨으로 완성시켜 준 거죠. 게다가 회색은 진짜 색 배합의 사기캐라서 안 어울리는 하의가 없잖아요. 블랙 데님과 만나면 클래식한 미니멀룩이 되고, 크림색 슬랙스랑 입으면 차분한 지적인 분위기가 나고... 저는 예전에 실수로 아주 밝은 라벤더 컬러 원피스 위에 걸쳤는데 그게 또 우연히 감도 조절이 돼서 진짜 찬사를 받았던 기억이 나요. - 흰색처럼 대놓고 팡팡 튀는 대비가 아니라, 옆에서 살짝 받쳐주는 느낌이랄까. - 그러니까 결론은, 그 '달라 보임'은 절대 기분 탓이 아니란 겁니다. 진짜 옷을 잘 입는 사람만 아는, 교과서 같은 스타일링이에요.
맞아, 가을에 얇은 회색 가디건만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톤 맞추는 아이템이 없지. 나도 오늘 아침에 꺼내입으면서 한참 거울 봤어. 색감 하나 바뀐 것뿐인데 옷맵시가 확 살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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