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착장
요즘 같은 환절기에 진짜 실용적인 와디드 팬츠 조합 하나.
진짜 미친 날씨다 요즘.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데 낮엔 또 덥고. 이런 애매한 시기에 레이어드 깔끔하게 떨어지는 와디드 팬츠가 답이더라.
내가 요즘 거의 매일 꺼내 입는 조합인데, 더로우 24SS 컬렉션에서 본 톤온톤 베이지 레이어드에서 따왔음. 상의는 셀린느 21SS 얇은 실크 혼방 셔츠, 블랙. 어깨선이 살짝 드롭되고 소매통은 넉넉한데 손목에서 스냅버튼으로 잠가서 핀턱 잡히는 그 디자인. 이걸 살짝 풀어헤치고 안에 입은 건 그냥 수수한 르메르 특유의 꼬임 니트, 차콜 그레이. 니트 자체가 워낙 밀도 높게 짜여 있어서 핏이 몸에 비정형적으로 흘러내리는데, 여기에 와디드 팬츠 대비 시키니까 실루엣이 확 살더라.
팬츠는 요즘 대부분 브랜드에서 와디드라고 우기는 것들 중에 진짜 제대로 된 핏 찾기 힘든데, 난 작년 겨울에 산 마르지엘라 22FW 버진울 와이드 트라우저 즐겨 입는다. 허리선은 하이웨스트라 다리 길어 보이고, 밑위도 넉넉해서 골반부터 무릎까지 직선으로 뚝 떨어지다가 밑단에서 2cm 정도 컷오프 마감. 신발은 셀린느 소프트 카프스킨 로퍼 신었고. 로퍼 특유의 얇은 실루엣이랑 와디드 팬츠 밑단이 만나는 지점이 진짜 중요하더라. 밑단 너무 길게 끌려도 답답하고 너무 짧으면 허전하고.
소재 싸움이라는 말이 딱 이런 거지. 버진울이라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없고, 무게감이 발목까지 차분하게 떨어지는 느낌. 그래서 상의가 실크+니트 조합으로 약간 가벼워도 하의에서 중심 잡아주니까 전체적인 텐션이 무너지지 않음. 더로우의 그 시즌 무드보드 보면 진짜 사소한 소재 대비 하나로 전체 핏 갈린다.
사진 없이 설명하려니까 어렵네. 암튼 요즘 같은 날씨에 와디드 팬츠 활용하고 싶으면 상의는 무조건 소재 얇고 가벼운 걸로, 하의는 무게감 있는 걸로 대비 주는 게 제일 무난하면서도 디자이너룩 감성 나는 조합이야.